Klipsch Synergy F-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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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psch Synergy F-30
  • 정우광
  • 승인 2013.10.01 00:00
  • 2013년 10월호 (49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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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품위의 사운드를 연출해내는
클립시의 영웅적 풍모
"혼 드라이버의 특징만이 살아나고 결점은 교묘하게 감추고 있는 음이 음악을 맛깔스럽게 재생하여 주고 있어 어떠한 장르의 음악도 감동을 주며 재생해주고 있다. 특히 여성 재즈 보컬과 피아노의 재생은 과거 혼 드라이버의 전성기 시절의 제품을 능가하는 감동을 전해 주고도 남음이 있다. "

달포 전에 클립시혼을 시청한 후에 라스칼라와 헤레시 Ⅲ 등 일련의 클립시 제품을 시청할 기회를 가졌다. 처음 클립시의 제품을 접한 뒤로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은 높은 능률의 시스템에서 울려나오는 가뿟한 음과 듣는 위치에까지 농밀한 밀도로 밀려드는 호소력 있는 중음역의 보이스 컬러이다. 하지만 클립시의 제품은 이러한 전통적인 혼형 스피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쯤 전에 발표되었던 KG1이라는 제품이 있다. 6.5인치 크기의 우퍼와 1인치 크기의 돔형 트위터를 장착한 2웨이 밀폐형 스피커였는데, 높은 능률과 균형 잡힌 음으로 당시의 미국제 제품으로는 상당히 세련된 음을 들려주었던 기억이 있다. 서브시스템으로 오랜 세월을 사용하다가 친구에게 양도하였는데, 이 제품이 단지 3년만 생산되었던 제품이라 그 후속작이 매우 아쉬웠던 물건이었다. 이후 클립시의 제품은 매우 다양하게 전개되어 나갔지만 뚜렷한 아이콘으로 부각된 클래식 시리즈와는 달리 이후의 제품들은 별다른 인상을 주지 않았고, 그저 수많은 가전제품 코너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제품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이었다. 그래서 사실 그동안 수많은 클립시의 제품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클래식 시리즈 외에는 별로 관심을 갖게 되질 않았다. 그러던 차에 새롭게 일신한 클립시의 클래식 시리즈의 소리를 듣는 순간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클립시의 사운드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이번 호의 시청용으로 들어온 F-30의 리뷰를 자청하게 되었던 것이다.



F-30은 클립시의 가정용 스피커 시스템 중 홈시어터용으로 발표된 것이다. 전체 시스템의 구성은 이번의 시청기인 프런트 메인 스피커를 비롯하여 서브우퍼와 센터 스피커, 그리고 서라운드 스피커까지 5.1채널로 이루어진 세트 제품이다. 8인치 크기의 우퍼 두 개와 하나의 컴프레션 드라이버의 혼형 유닛으로 이루어진 시스템은 동사의 전통을 이어받았음인지 능률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구동하는 앰프의 선택에 많은 여유가 있고, 컴프레션 드라이버가 만들어주는 중음역의 농밀함이 인간의 목소리가 주로 재생되는 영화의 사운드 트랙의 재생에 아주 유리한 덕목을 갖추고 있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제품의 외관은 매우 실용적으로 마무리를 하여 놓았고, 전면의 그릴을 씌우게 된다면 검정색 일색으로 영화관용의 스피커 시스템답게 아무런 특징도 없이 배경으로 숨어버리는 듯한 평범한 구성이 된다. 하지만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평범함은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우리를 이끌어주고 있다. 고능률의 혼 드라이버에서 울려 나오는 고음역의 전개가 과거의 혼 드라이버와는 전혀 다른 아주 정돈된 음향을 들려주고 있다. 혼형 특유의 왜곡이 사라지고 대역폭을 넓혀 놓은 리본형 드라이버를 듣는 듯한 투명감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우퍼와의 음의 연결도 매끄러워서 스피커 주변으로 펼쳐지는 음의 세계에 전혀 스피커의 존재를 인식하게끔 할 만한 요소가 없다.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이러한 높은 품위의 사운드를 연출해 낼 수 있다는 것은 개발의 배경에 깔려 있는 60여 년이 넘는 전통과 음악을 가까이에 두면서 작업하고 있는 작업자들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음악성이 높은 것이다.



시청을 위하여 트라이오드의 TRV-88SE 인티앰프와 플리니우스의 CD 플레이어 마우리가 준비되었다. 처음 곡인 헨델의 오보에 소나타를 연주한 순간 깨끗한 음상이 전개되어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공간을 채우는 음의 결이 매우 곱고 섬세하다. 악기의 배치가 그려질 정도로 분해능도 좋으며 미세한 신호를 놓치는 법이 없이 깨끗한 공간 내부를 떠다니는 음의 표현도 가능하도록 해주고 있다. 겉으로 보아서는 하이엔드 시스템과는 거리가 있는 제품이었는데, 음악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실내의 분위기는 완전히 하이엔드 시스템의 향연장으로 변화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그프리드의 6명의 타악기 주자를 위한 토카티나에서 절정에 다다른다. 저음의 반응이 대단히 기민하고 군더더기 없이 재생되고 있어 음의 공간이 매우 투명하게 전개됨을 알 수가 있었다. 6명의 타악기 주자의 위치가 선명하게 부각되면서 울리는 음의 어우름이 지극히 투명하여 눈을 감고 있으면 연주회장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의 연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타악기들의 미묘한 음색의 차이도 정확하게 표현해 주고 있어 잘못 재생하면 소란스러운, 박자만이 부각될 법한 음악을 매우 경쾌한 연주 공간으로 바꾸어 그려내고 있었다. 이 제품을 왜 서라운드 시스템에서 떼어내어 2채널 전용의 스피커 시스템으로 리뷰를 부탁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대목이다. 한 번 소리를 들어본 수입상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려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혼 드라이버의 특징만이 살아나고 결점은 교묘하게 감추고 있는 음이 음악을 맛깔스럽게 재생하여 주고 있어 어떠한 장르의 음악도 감동을 주며 재생해 주고 있다. 특히 여성 재즈 보컬과 피아노의 재생은 과거 혼 드라이버의 전성기 시절의 제품을 능가하는 감동을 전해 주고도 남음이 있다. 연결된 앰프가 이처럼 스피커와 잘 어울리는 경우도 드문데 클립시와 트라이오드의 진공관 앰프 출력과는 정말 궁합이 잘 맞는 소리이다. 진공관의 음을 좋아하고 혼 드라이버의 음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한 번 들어보아야 할 만한 소리라고 할 수 있다. 



수입원 (주)컴장수 (02)715-4345
가격 128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0.3cm IMG, 트위터 2.54cm Tractrix 혼 
재생주파수대역 35Hz-23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7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7.5dB/2.83V/m  파워 핸들링 150W  크기(WHD) 24.1×106.7×40.6cm  무게 27.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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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10월호 - 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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