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ek Evolution 5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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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ek Evolution 50A
  • 나병욱
  • 승인 2013.09.01 00:00
  • 2013년 9월호 (49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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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변화를 가져온 다음 세대의 인티앰프
크릭 오디오하면 자그마하고 앙증스런 모습의 포노 EQ가 떠오른다. 오래전 한동안 중단했던 아날로그를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새로운 포노 EQ를 찾던 중에 지인으로부터 부담 없이 사용해보라며 보내왔던 제품이 바로 크릭의 제품이었다. 따라서 필자는 그때 처음으로 크릭의 오디오 제품을 가까이 보며 직접 사용하게 된다. 자작 제품처럼 평범하고 아주 작은 크기에 전혀 기대하지 않고 그저 걸어보았는데, 재생되는 사운드를 들으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던 기억이 새롭다. 


 크릭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영국의 오디오 엔지니어 마이크 크릭(Mike Creek)에 의해 설립된 회사이다. 크지 않은 일반 가정의 작은방에서 가족끼리 운영하는 체제로 시작하는데, 최소한의 부품을 사용하여 신호 경로를 단축시키는 한편, 저 가격대의 회로 설계를 개발하여 사용할 것을 주장하면서도 사운드의 품질과 정직한 가격에 포인트를 맞추어 오디오의 대중화에 기여하겠다는 강한 신념을 창립 이념으로 확실하게 약속하며 출발한 메이커였다. 초기에 30W의 CAS4040이라는 인티앰프를 발표하며, 크릭이라는 메이커를 세상에 알리게 되는데, 창립 당시의 제품 철학은 지금도 계승되어 40, 50, 그리고 에볼루션 시리즈 등의 가격대 성능비 높은 히트 모델을 출시했다. 40W나 50W 등으로 비교적 낮은 출력의 앰프들이 대부분이며, 외향도 슬림하고 심플할 뿐만 아니라, 가격에서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크릭 제품들의 특징이다. 필자로서는 오랜만에 만나게 된 크릭의 에볼루션 50A 인티앰프. 그전의 앰프들처럼 크지도 않으며 얇은 듯한 두께에 자체 진동에 대응하는 두툼한 알루미늄을 가공한 케이스로 되어 있다. 프런트 패널에는 견고하게 보이는 좌·우 두 개의 큼직한 노브, 부드러운 촉감으로 사용자의 편리함이 보장된 독창적인 디자인의 새로운 푸시 버튼,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백라이트 광학 디스플레이(OLED), 그리고 양질의 헤드폰 전용 단자가 있으며, 자그마한 메인 전원 스위치가 세팅되어 있다. 톱 패널을 들어내고 내부를 살펴보면 좋은 앰프의 첫째 조건이라는 전원부가 케이스 내부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회로에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가 채용되어 있으며, 안정적이며 강력한 전원부를 구성하는 방법으로 용량이 큰 커패시터를 소량으로 사용하는 대신 낮은 임피던스의 콘덴서를 병렬로 사용, 용량이 적은 앰프에서 매우 강력하고 정확한 사운드를 재현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현재 크릭의 수석 엔지니어인 데이비드 갬블(David Gamble)은 오디오 업계에서 경험이 많은 인물 중의 한사람이다. 그는 50A 인티앰프를 설계하면서 낮은 디스토션에 높은 개방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회로를 개발 적용했다. 파워단에는 산켄 15Amp 트랜지스터를 쌍으로 채용한 새로운 회로가 사용되는데, 낮은 출력 임피던스와 높은 출력 전류를 생성할 수 있어 스피드감과 스피커의 구동 능력을 개선시켰다. 소스 입력단에도 전자 또는 금 접점 릴레이를 채용하여 입력 신호의 흐름을 완벽하게 하기 위한 정성을 다했고, 볼륨도 플러스 전자 볼륨을 채용, 디테일한 컨트롤이 가능하도록 했다. 프런트 패널 정중앙에 위치한 OLED 창 왼쪽에는 4개의 작은 푸시 버튼이 있으며, 그 옆으로 노브가 자리하는데, 푸시 버튼과 노브를 사용해 입력을 선택할 수 있으며, 정보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른 쪽에도 같은 모습의 푸시 버튼 4개가 있으며, 역시 조금 더 큰 볼륨 노브가 있는데, 좌·우의 밸런스와 톤 컨트롤로 저음과 고음을 가감하여 사운드를 조절할 수도 있고, 헤드폰을 사용할 때 스피커의 신호를 오프시킬 수도, 동시에 음이 나오게 할 수도 있게 조정이 가능하다. 톤 컨트롤은 초기에는 노멀이고, 고역과 저역을 0dB로 하면 바이패스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셋업은 전원이 오프되고, 다음에 전원을 켜고 사용할 때도 계속 유지된다. 또한 OLED 창의 밝기도 3단계로 세팅이 가능하여, 어느 장소에서든지 볼 수 있게 가시성을 조절할 수 있다. 


 시청은 달리의 소형 스피커와 프라이메어 CD22를 연결했다. 먼저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 2번을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지휘로 들었다. 55W라는 출력을 의식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은 당당한 음이 등장한다. 음장은 스피커의 안쪽으로 자리하지만, 투티 사운드에서는 장중한 면도 보여주고, 미세 신호에서도 디테일함을 잃지 않는다. 특히 필자가 좋아하는 클라리넷의 솔로에서는 악기의 질감과 정서가 잘 표현된다. 음장과 깊이감에서 넓은 편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크게 나무랄 구석도 없어보였다. 쇼팽의 스케르초 2번을 우리나라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연주로 들어본다. 물 흐르듯 유연함에 손가락 끝에서 피어오르는 탱글탱글한 명쾌한 음은 연잎 위의 물방울처럼 싱그럽고 음의 잔향감 또한 깔끔해서 좋다. 존 콜트레인과 매력적인 저음의 소유자 조니 하트만이 함께하는 'They Say It's Wonderful'에서 하트만의 보컬은 정말로 원더풀이다. 그의 특징적인 톤 컬러는 그대로이며, 가슴을 울리는 저음의 재생도 서투르지 않다. 더구나 존 콜트레인의 임프로바이제이션은 가사 없는 노래로서 무엇을 말하려는지가 몸으로 느껴지며, 테너 색소폰의 애절한 톤의 설득력도 잘 감지되고 있었다. 다만 차분한 음질 특성 때문인지 리얼한 현장 분위기에서는 조금 아쉬웠던 점도 있었던 것 같다. 가격 대비 성능에서 눈여겨볼 만한 앰프가 아닐까 생각된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가격 130만원  실효 출력 55W(8Ω), 85W(4Ω)  주파수 응답 10Hz-100kHz(±2dB)
게인 33.3dB(RCA), 27dB(XLR)  THD+N 0.005% 이하  입력 감도 410mV
크로스토크 -80dB  S/N비 102dB  크기(WHD) 43×6×28cm   무게 7.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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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9월호 - 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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