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thesis Roma R510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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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thesis Roma R510AC
  • 김남
  • 승인 2013.08.01 00:00
  • 2013년 8월호 (49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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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을 잘 아는 제조사의 기념비적인 작품
 이탈리아의 신세시스는 상당히 독특한 메이커이다. 출범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가정용 진공관 앰프 전문 제작 업체로서 한 눈 팔지 않고 (하이엔드에 곁눈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 가격도 그다지 높지 않으면서 성능은 꽤 괜찮은 인티앰프 제품을 수없이 만들어 냈다.아름답고 콤팩트한 사이즈, 거기서 들려주는 미려하고 상쾌한 소리, 농익은 심미감, 그런 소리들을 들으면 과연 이보다 더 고급인 소리가 과연 무엇인가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진공관 앰프에서 나오는 솔직한 소리의 한계 같은 것을 신세시스는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이들은 출력관을 누구나 보편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EL84나 KT88·6550, EL34 같은 5극관으로 주로 앰프를 제작하며, 더구나 미덕은 대부분 인티앰프를 주력기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고가의 3극관 제품, 모노블록, 그런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하이엔드라고 불리면서 가격이 갑자기 뛴다. 일부 사람들은 그런 쪽에 더 환호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오랜 이력이 붙다 보면 진공관 앰프의 양식은 5극관이며, 그리고 인티앰프 제품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속 깊게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신세시스의 제품이야말로 오늘날 진공관 앰프의 하나의 기준이며, 진정한 양식이라고 생각한다. 5극관이면서도 무엇보다도 제품 자체의 아름다움이 있고, 그 소리에서도 진정으로 아름다움이 있는데, 쉬지 않고 이런 것이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경우란 거의 드문 경우에 속하는 사례라 할 만하다.



 십수년 전 후배에게 추천해 준 초창기 이 제작사의 인티앰프 제품 하나가 지금도 아무 이상 없이 잘 구동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오디오의 행복과 만족이란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돌아보게도 되는 것이다. 본 시청기는 신세시스 출범 2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제품인데, 스페셜이라고 하는 것은 동사의 인티앰프 제품 중에서 무게와 성능을 비교할 때 기존 동급의 제품 중에서도 거의 2배에 달하는 본 제품의 무게 한가지만으로도 어림할 수가 있겠다. 진공관 앰프의 무게를 결정하는 것은 거의 전원이나 출력 트랜스의 무게와 관련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튼튼한 앰프일수록 무게가 많이 나가기도 하는 것이다.510이라는 모델명에서도 그들의 자부심을 느낄 수가 있겠다. 510년은 고대 로마의 공화정이 시작된 기원전 510년을 상징하고 있는 것으로, 그 시기야말로 로마가 전 유럽을 제패하다시피 했던 영광의 때인 것이다.본 시청기는 80W의 파워를 내주는 일견 평범해 보이는 5극 진공관 앰프인데, 만듦새와 소리를 들어 보면 가히 이 등급에서 군계일학이라는 생각이 절로 일기 마련이다. 이 앰프에 채용된 진공관들은 2차례 워밍업을 실시해 선별한 것이며, 출력관에 KT88(6550 호환)을 채널당 2알씩 채용했고, 입력단에 12AX7, 그리고 드라이브관으로 12BH7을 사용했다. 그리고 출력관을 제외한 다른 진공관들은 험과 노이즈 봉쇄를 위해 DC 안정 히터 회로를 사용하고 있다. 출력 트랜스는 뛰어난 광대역의 주파수 재생을 위해 하이 그레이드 철-규소 합금 재질을 아낌없이 사용한 고급품으로 신 설계한 것이다. 4개의 알루미늄 받침대에는 강력한 고무를 삽입하는 등 꼼꼼한 마감이 돋보이기도 한다.전면에서 보는 스타일도 범상치 않은 우아함이 배어난다. 신세시스의 제품들은 처음 등장할 때부터 마치 왕궁의 소녀 공주가 사용하는 제품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자랑했다.



 이 시청기를 매칭해서 최고의 효과를 거둔 것은 이번 호 시청기인 오델의 미니 스피커였다. 그 매칭이 울리는 소리는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모두가 좋았다. 이런 경우는 쉽지가 않다. 서로 대칭점에 있는 현악 합주곡과 팝스 보컬, 금관 밴드의 연주 등은 약간씩 소리의 차이가 어수선하게 이질감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여성 보컬이 예리하게 침투력이 있으면 현악 합주는 어딘지 모르게 다소 신경질적으로도 들리게 된다. 그런데 이 매칭은 의외라고 할 만하다. 활을 마치 공깃돌 돌리듯 자유자재로 원래의 곡보다 더 능수능란하게 연주하는 듯하고, 밀도도 당당하며 깨끗하다. 마치 5극 진공관의 장점과 3극관의 장점이 총망라된 듯한 것이다. 대편성의 해상도와 분해능도 가히 상 등급. 리스트의 라캄파넬라에서 이어지는 피아노 건반의 영롱함과 조지 윈스턴의 'September'에서 첫 소절의 장중함이 공통점을 지닌다. 피아노의 실체감이 그윽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렌 밀러 악단의 연주는 소형 스피커의 범위를 벗어나서 만장에 흥취가 넘실거리는가 하면 반짝거리는 금속성의 생기가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 베사메무쵸나 'Too Young'을 부르는 음성은 군더더기 없이 말끔하며 교태가 어린다. 정밀하고 상큼한 2웨이 소형기에 이 앰프가 가장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한마디로 'Very Good!' 



 수입원 샘에너지 (02)3271-7502가격 380만원  사용 진공관 KT88·6550×4, 12BH7×2, 12AX7×2  실효 출력 80W  주파수 응답 20Hz-20kHz
입력 임피던스 50KΩ  입력 감도 300mV  출력 임피던스 6Ω  S/N비 90dB 이상
크기(WHD) 41×26×33cm  무게 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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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8월호 - 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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