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의 LP 음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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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LP 음반들
  • 김기인
  • 승인 2013.07.01 00:00
  • 2013년 7월호 (49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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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날로그 음반의 장점은 그동안 수없이 회자되어 대부분의 음반 마니아들은 그 장단점과 아날로그에 대한 추구를 잘 알고 있다. 최근 들어 과거 명음반의 리이슈 음반이 속속 출반되고 있으며, 새로 기획된 음원을 바탕으로 한 초반들도 프레싱 되고 있다. 특히 음반 사업의 불황을 딛고 일어서기 위한 아날로그 음반 기획이 특히 활기를 더하고 있는데, 사업적으로도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마니아들의 호응도 좋아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지금까지 국내 음반은 명가요 음반, 즉 고가 음반을 위주로 리이슈 음반을 캐나다나 일본 등지에서 제작해 국내에 유포한 것이 주류이나, 김두수·조수미·산울림·신중현·조용필을 중심으로 LP 음반의 새로운 기획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도 LP를 커팅하고 프레싱 할 수 있는 시설들이 다시 구축되어 이 분야에 대한 새로운 발전이 기대가 되는 시점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조용필의 'Hello' LP 음반이 발매되어 LP 마니아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한 마음 금할 길 없다. 그동안 조용필은 수십 장의 LP를 발매했고, LP 음반으로 성장한 가수이기에 아날로그 시대의 스타 음반으로 조용필 음반을 골라 보았다. 조용필의 전성기 음반은 주로 서라벌 레코드에서 녹음·발매되었고, 대도음반, 오아시스, 지구, 서울, 현대, 그리고 최근의 유니버설 뮤직 등 실로 다양한 음반사들이 그의 음반을 출반했다. 그의 음반은 국내 아날로그 음반사들의 메이저 레이블들을 상당수 거치며 초반으로 출반되고, 또는 재출반되기도 했다.그의 히트 음반은 잘 아는 서라벌 레코드 사의 SLK-1009로, '너무 짧아요',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이 들어 있다. 그러나 제일 유명한 이 음반 이전에 조용필 '돌아와요 부산항에', '너무 짧아요' 음원이 서라벌 레코드 K-8015 음반으로 있는데, 이 음반은 발매수가 SLK-1009에 미치지 못해 그 숫자가 극히 적다. 그러나 내용은 동일한 것으로 보아 K-8015의 히트로 SLK-1009가 재반으로 다시 찍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 음질을 들어보면 K-8015가 보컬의 디테일과 악기의 생동감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부드럽다. 두 음반 모두 76년도 발매지만 날짜는 K-8015가 4월 25일, SLK-1009가 8월 20일로 약간 뒤진다. 필자가 조용필 음반 중 가장 선호하는 것은 그의 데뷔집이다. 이 음반은 지금도 제일 손이 가는 음반으로, 조용필이란 싱어의 필링을 가장 깊게 느낄 수 있는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이 음반의 특징은 조용필 초기 시대의 포크 음반 시절 기타 반주로만 녹음된 그의 노래에 약간의 오버 더빙을 입혀 새로 제작된 마스터로 LP를 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사랑해'로 유명한 변혁의 곡 '하얀 모래의 꿈'을 조용필이 데뷔곡으로 불러 녹음한 것을 실었다는 것이다. 이 데뷔 음반은 필자가 각기 다른 3종류의 음반을 가지고 있는데, 약간의 연주곡을 더하고 뺐을 뿐 동일 녹음이다. 셋 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음반은 '조용필 포크가요 베스트 10'으로 발매한 대도음반 82년 7월 발매의 EH-8010 음반이다. 이 녹음으로는 이것이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 음질 역시 가장 좋아 해상력과 자연스러운 음장 등 음악성이 가장 높다. 특징으로는 '고운님 내님'이 악단 반주 오버 더빙한 것과는 별도로 기타 솔로 반주로 조용필이 연주한 곡이 들어 있는데, 단아한 반주에서 풍겨 오는 그의 목소리가 돋보인다.


 두 번째 역시 대도음반 사에서 1985년에 발매한 SM-1001이다. 섬세함이 EH-8010에 뒤지나 전체적인 톤이 두툼한 인상을 준다. 기타 솔로 반주의 '고운님 내님'이 빠져 있으며, 나머지 곡 전부가 동일하게 수록되어 있다. '조용필 데뷔집'으로 앨범 타이틀이 붙어 있으며, 이 음반 역시 흔하지 않다.세 번째 데뷔집 음반은 1988년에 현대음반에서 나온 것인데, 음반 넘버가 없다. '허공'과 '미워 미워 미워'가 경음악으로 추가되어 있고, 'Lead Me On'이 추가로 한 트랙 더 삽입되어 있으나 기타 솔로의 '고운님 내님'은 역시 없다. 음반의 음질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첫 번째 EH-8010이 가장 가치 있다고 볼 수 있다.'작은 거인 조용필 제1회 리사이틀' 음반(오아시스 OL-2465)도 그의 첫 번째 리사이틀 음반이란 점에서 가치가 있다. 음질은 다소 무겁고 현장 기분을 살리려는 시도가 있지만 약간 어색하게 녹음되어 있다.가장 최근(2013. 5) 유니버설 뮤직에서 발매된 'Hello' 앨범은 조용필의 최신 LP이면서 국내 최신 LP라는 더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발매되자마자 LP 마니아와 음반 애호가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앨범이다. 180g의 중량반 고음질 음반으로 제작되었으며 한정반이다. 지금까지 나온 조용필 음반과는 디자인부터 색다르며, 곡도 색다르지만, 그의 역량을 여지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LP 마니아 입장에서는 서운한 감도 없지 않아 있는데, 과거 그의 LP 음반에 비해 해상력이나 자연스러운 음색 등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LP에 한정되어 얘기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의 LP 음반을 들고 집으로 향하는 길은 아날로그 시대가 다시 돌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행복했다. 턴테이블에 'Hello' LP를 올려놓고 앞으로 음반이 가야할 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아름다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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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7월호 - 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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