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들어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이 부쩍 길어졌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음악도 컴퓨터를 이용해 듣는 경우가 많아졌다. 컴퓨터로 작업을 하면서 음악을 들으려니 자연 컴퓨터의 소음에 신경이 쓰이게 되었고 이 때문에 컴퓨터의 쿨링팬을 저소음형으로 바꾼다던지 사운드 카드를 업그레이드한다든지 하는 세세한 것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 이처럼 컴퓨터를 이용하여 음악을 듣는다고 해도 이는 어디까지나 음악을 저장하고 꺼내기가 편리하여 사용 빈도가 높은 것이라는 것이지 다음 단계인 음악 신호를 증폭하고 이를 스피커로 보내어 실내를 음향으로 채우는 기능은 종래의 오디오 시스템이 감당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의 작업이라는 것이 아무래도 모니터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수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니만큼 기존의 오디오 시스템으로도 컴퓨터에 수록된 음악을 즐길 수는 있지만, 듣는 위치가 기존의 시스템과 맞추기가 어렵다든지 하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이렇다보니 자연 컴퓨터 시스템과 연결을 염두에 둔 시스템을 찾게 되고, 기존의 오디오 시스템과 비교하여 재생되는 음악의 수준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제품을 고르다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품이 바로 누포스의 제품군들이다. 이전에 리뷰했던 동사의 제품들은 컴퓨터와의 연결을 염두에 둔 제품답게 디지털 신호를 받아들여 처리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이번의 리뷰 제품은 순전히 아날로그 신호를 처리하는 전통적인 개념의 앰프로 그것도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가 분리된 하이파이 시스템의 기본 골격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프리·파워 앰프로 이루어진 본격 하이파이 시스템이라고 하더라도 누포스의 제품은 기존의 제품과는 그 디자인이 판이하게 다르다. 모든 제품이 오디오 기기라고 여기기에는 상당히 작고 얇은 크기를 가지고 있다. 채널당 80W·8Ω의 출력을 갖고 있는 파워 앰프인 STA-100과 4조의 RCA 입력을 가지고 있는 프리앰프 HAP-100은 크기가 조금 두툼한 노트북 컴퓨터만한 사이즈인데다가 단순한 외관을 가지고 있어서 잘 깎여진 알루미늄 블록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컴퓨터와 함께 테이블 위에 설치하더라도 잘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고, 모든 기능이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을 이용하여 제어되기 때문에 굳이 표면에 노출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시스템에 어울리는 스피커 시스템으로 선택된 제품은 앰피온의 헬륨 410이었다. 핀란드에서 만들어진 이 제품은 소형의 2웨이 북셀프 스피커 시스템으로 테이블 위에 설치하여 컴퓨터의 모니터 스피커로의 사용이나 TV 모니터의 사운드용으로 사용을 염두에 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근접 거리에서의 시청 시에 음의 전개와 투명감을 고려한 설계는, 정확한 위상의 디바이딩 네트워크와 트위터의 웨이브 가드를 위한 쇼트혼의 부착으로 3차원적인 입체 음향을 체험시켜 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누포스의 제품과 같은 수입원이라는 점도 있지만 제품의 외관이나 설계의 콘셉트가 잘 맞아 떨어져서 아주 좋은 매칭으로 알려져 있는 시스템이다. 


 시청을 위한 연결은 준비된 CD 플레이어인 프라이메어의 CD22를 이용했다. 컴퓨터를 이용한 시스템의 연결은 추후에 많은 시간을 두고서 특집으로 다루어 본다면 흥미로운 조합일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이고, 우선은 이 시스템이 그려내는 음의 세계에 대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이번 호의 시청을 위한 처음의 곡은 포고렐리치가 연주한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 46번 3악장 피날레. 스피커의 주위로 형성되는 음장의 크기는 시청실을 가득 채우기에는 약간 부족하지만 근접하여 시청한 결과는 대만족. 아주 깨끗하고 투명한 피아노 음이 그려지고 있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깨끗한 음, 사람에 따라서는 이를 매력 없는 음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디지털 음원을 주 입력 장치로 하여 정확한 음상을 그려내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아주 좋아할 수 있는 그런 소리이다. 특히 비디오와 결합해 음을 재생하여 내는 홈시어터 시스템을 운용할 때에는 이러한 능력이 아주 크게 작용을 한다. 정확하게 그려지는 음상은 재생음의 크기를 크게 키우지 않더라도 배우들의 대사나 음향의 효과 등을 충분히 감상할 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영화의 감흥을 위해 큰 소리를 내지 않아도 되니까 요즈음처럼 이웃 간의 거리가 가까워서 소음이 문제가 될 경우에는 환영받을 만한 시스템이 되는 것이다. 뒤이어 주디스 오웬이 부른 'Conway Bay'를 들어본다. 약간은 쉰듯하고 두툼하게 울려나오는 그녀의 목소리의 표현이 아주 잘 그려지고 있었다. 공간을 가득 채우는 소리는 아니지만 스피커 사이에서 형성되는 음의 공간은 아주 근사한 체험이다. 프리앰프에는 아주 높은 수준의 헤드폰 앰프도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헤드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이 또한 선택 시에 고려해 볼 요소이다. 
모든 기기가 작아지면서 고급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적인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제품으로 손꼽을 수 있는 조합이다. 우리의 시청 공간을 복잡하고 거창한 기계들로 채우지 않고서도 근사한 음악으로만 채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Amphion Helium 410가격 12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1.4cm 페이퍼, 트위터 2.5cm 티타늄  재생주파수대역 60Hz-20kHz(±3dB)크로스오버 주파수 16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6dB  권장 앰프 출력 20-80W  
크기(WHD) 13.2×25.9×22cm  무게 3.5kg
 NuForce HAP-100가격 78만5천원  입력단 RCA×4  출력단 RCA×1, 헤드폰 출력×1(6.3mm)  THD+N 0.002%  S/N비 100dB입력 임피던스 20㏀  출력 임피던스 100Ω  크기(WHD) 22.8×5×21.5cm  무게 1.1kg
 NuForce STA-100가격 88만원  실효 출력 80W(8Ω), 160W(4Ω)  주파수 응답 10Hz-50kHz  THD+N 0.01%  게인 28.6dB입력 임피던스 20㏀  S/N비 91dB 이상  크기(WHD) 22.8×5×21.5cm  무게 1.1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