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그 이상의 맛! 알텍 902-16HF 슈퍼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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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 그 이상의 맛! 알텍 902-16HF 슈퍼 트위터
  • 이창근
  • 승인 2013.04.01 00:00
  • 2013년 4월호 (48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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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모 종편 채널에서 방영중인 먹거리 관련 방송이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맛있다고 느껴왔던 미각의 본질이 대체로 화학조미료에 의해 조율되고 있었다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대부분 식당들에서 건강을 고려한 조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현실에 두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오디오에 있어 제대로 된 맛이란 무엇일까?극히 주관적인 오디오란 취미 생활에서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겠지만 음악에 충실한 소리가 좋은 맛이라고 했을 때 그냥 듣기에 화려한 한 방에 끌어당기는 해로운 맛도 여기엔 존재한다는 것이 공통의 생각이다. 그래서 오디오에 목숨 걸어왔던 우리가 그동안 행해왔던 여러 구사의 노력이 혹시 주변의 달콤한 속삭임에 의존하여 무작정 네트워크를 재조립하고 쓸데없는 부품의 투입으로 음악 아닌 듣기 좋은 소리에 중독되어 있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스피커, 그 중에서도 혼형 구조를 가진 빈티지 스피커에 슈퍼 트위터를 추가함은 음식에 있어 양념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양념이란 그 양과 재료의 선택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메인요리를 망칠 수도 있는 중요한 요소로 전체적인 조화를 이끌어낼 수만 있다면 금상첨화라 할 것이다. 그래서 조화를 이끌어내는 슈퍼 트위터의 사용이란 이 어려운 과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알텍 902-16HF는 늘 첫 번째 선택이 된다.  튀지 않는 자연스러움이미 명기로 대접 받고 있는 JBL 075, 077, EV T-350, 젠센의 RP-302 등은 각자의 개성을 인정받아 빈티지 계열에서는 다른 대안이 없는 품목들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높은 가격과 지나친 개성이 걸림돌이 되었을 때 또 다른 선택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어김없이 만족감을 주었던 고마운 존재가 알텍 902-16HF 트위터였다. 과거의 명기 반열에 오를 수 없는 80년대생이란 점과 페라이트 자석이란 태생적 한계 때문에 실력에 비해 너무 저평가 받아온 물건으로, 두 번에 걸쳐 소개했던 알텍 9861이란 스피커에 장착된 902-16HF의 8Ω버전 트위터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필자 역시도 그 가치를 모르고 넘어갔을 것이다. 보컬에서의 그 솔직한 표현력은 가격을 생각한다면 미안할 정도의 능력을 발휘해주는데 노라 존스의 다소 까다로운 허스키를 가장 그녀답게 들려주었던 그야말로 MSG 무첨가의 날것이라면 옳은 표현일지…. 하여간 지금껏 들어본 슈퍼 트위터들 중 노라 존스 하나만을 꼽는다면 단연 최고였다. 이 슈퍼 트위터는 알텍에서 1980년 처음 발매하여 1991년까지 생산되었던 제품으로 트위터 치고는 마그넷도 크고 앞에 끼워진 플라스틱 재질의 만타레이 혼 때문에 조금은 무식하게 생겼다는 첫인상을 준다. 스펙상으로만 보면 과거의 명기들보다도 더 나을 것이 없고, 현대의 하이엔드 기종들에 비해선 한없이 떨어진다. 그러나 세련되지 못한 외모에 비해 금방 반하게 만드는 재주를 보이는데, 우선 가장 두드러진 장점으로 일종의 버릇 같은 것이 없다. 앞으로 무작정 쏘아대는 강성 체질도 아니고 페라이트 자석 특유의 거친 구석 또한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슈퍼 트위터의 최고 덕목인 튀지 않은 자연스러움은 금메달감이라 생각한다. 드라이버의 중역대와 조화를 이루는 매끄러운 이음새와 고역대의 청량감은 장르의 구분선을 그만큼 넓게 그려준다. 혼형 스피커에서 우퍼와 드라이버가 소리의 골격을 담당한다면 슈퍼 트위터는 소리의 표정을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음악의 기쁨이나 슬픔, 그리고 그 내면까지도 다채롭게 표현해 줄 보톡스 맞지 않은 원로 연기자의 주름진 얼굴과 거기서 발산되는 예술에 젖어보고 싶다면 알텍 902-16HF 슈퍼 트위터는 바로 그 해답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재생주파수 대역 2,500Hz-20kHz·크로스오버 주파수 5kHz·임피던스 16Ω·허용입력 15W·출력음압레벨 103dB·크기(WHD) 16.8×18.4×18.6cm·무게 3.4kg 
48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3년 4월호 - 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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