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dis I-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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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is I-35
  • 정우광
  • 승인 2013.04.01 00:00
  • 2013년 4월호 (48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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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곁에
붙들어 매고 싶은
고품격 사운드
 1983년 JA80을 발표함으로 세상에 알려진 자디스는 금년 들어 설립 30주년을 맞게 된다. 전기 기술자인 앙드레 칼메츠의 아이디어를 옮긴 JA80은 고전적인 진공관 앰프의 기본 틀 위에 화려한 외관과 우수한 품질의 부품을 사용함으로써 단번에 오디오파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가 있었다. 이후 계속되는 주문으로 회사는 꾸준히 성장하게 되었고, 칼메츠의 오디오에 대한 아이디어는 속속 제품으로 만들어져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JA80의 뒤를 잇는 수많은 명작들이 이어져 왔고, 드디어 많은 대중들이 자디스의 음을 접해볼 수 있는 상당히 소박한 가격대의 제품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최신의 개발품인 KT88을 푸시풀로 사용하여 채널당 30W의 출력을 얻고 있는 인티앰프 I-35는 외관으로는 자디스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적인 저 능률 스피커를 구동함에 있어 파워의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힘찬 구동력을 구사해 왔던 동사의 제품들과 그 맥을 같이하는 제품으로, 스펙상의 출력은 채널당 30W로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의 구동 능력은 그 이상이다. 


  시청을 위해 이번 호의 리뷰 제품인 소누스 파베르의 베네레 1.5와 입력 장치에 프라이메어 CD22를 연결했다. 처음의 재생곡은 바흐의 칸타타 4번. 부활절이 다가오는 이즈음에 늘 듣게 되는 곡이다. 첫 곡인 신포니에타가 연주되는 순간 실내를 뒤흔드는 엄청난 크기의 사운드에 놀라고 말았다. 방금 전에 시청을 끝낸 다른 앰프의 경우에서처럼 10시 방향으로 볼륨을 올려놓았던 것이 불찰이다. 스피커 스펙상의 낮은 능률과 30W 정도의 낮은 출력을 감안한 세팅이었지만 스피커로 흘러드는 과도한 입력 신호는 편집부의 시청실도 감당하기 어려운 음량이었다. 볼륨 레벨을 8시 정도로 낮추어 놓고 나니 비로소 듣기 편안한 음으로 바뀌어 진다. 스펙은 30W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역시 대출력이 가능한 진공관을 사용한 만큼 스피커의 구동 능력이 상당하다. 적당한 음량으로 소리를 줄이고 나니 그제야 음악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든 악기의 음을 놓치지 않으면서 악기 간의 앙상블과 하모닉스의 완벽한 조화가 자디스의 전통적인 사운드의 면모를 그대로 그려내고 있었다. 이어지는 합창곡에서 각 성부의 연주자들의 표정과 호흡의 표현도 발군이었으며, 음악을 스피커의 주변에서 울려주는 것이 아니라 실내의 모든 공간을 가득 채워주는 힘과 섬세함을 겸비한 소리였다. 뒤이어 연주된 비발디의 오보에 협주곡 C장조에서 이 앰프의 진가는 더욱 발휘되고 있었다. 실내를 가득 채우는 음이 녹음 장소의 실내 음향을 옮겨온 듯한 생동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음이 실내를 채우는 에너지가 충만함과 동시에 섬세한 가닥의 표현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으니까 연주의 생동감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활기찬 것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감흥은 주디스 오웬이 부른 'Conway Bay'를 연주했을 때 절정으로 치닫는다. 목소리의 생동감이 살아나고 귓가에 성큼 다가와 속삭이듯 울려대는 소리의 촉감이 매우 리얼하다. 더욱이 풍성한 음량은 실내의 분위기를 연주장으로 착각할 만큼 열정과 생기로 가득 찬 것으로 바꾸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스피커 시스템을 달리의 헬리콘 400 MK2로 바꾸니 음의 조망이 더욱 확대되고 저음역의 제어가 확실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음의 크기는 더 커지지 않았지만 재생 대역이 확대됨을 느낄 수 있는 부드러움은 긴장감을 한결 완화시켜 주고 있었다. 앰프의 볼륨은 여전히 9시 방향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지만 음의 밀도감은 진전이 있었다. 이어 스피커 시스템을 엘락의 BS192로 바꾸어 보았다. 소형의 시스템이지만 대출력의 앰프와 연결하면 기대 이상의 소리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 스피커 시스템에서도 풍부한 음량과 확장된 대역감의 심도 있는 사운드의 재현은 매력적이었다. 더욱이 피아노곡에서의 투명한 공간을 재현해 내고 있는 능력은 리본형 트위터를 채택하고 있는 엘락의 스피커 시스템에서만이 맛볼 수 있는 매력이다. 대출력 메인 앰프에서 느낄 수 있었던 힘차고 제어가 확실한 음이 인티앰프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소리로서 보여주고 있었다.여러 스피커 시스템을 바꾸어 가면서 시청하게 된 것에는 오랜만에 만나보는 옛 친구와도 같은 자디스의 제품에 대한 반가움이 크게 작용했던 것이다. 쉽게 떠나보내기 싫은 다정다감한 친구처럼 오랫동안 곁에 붙들어 매고 싶은 매력을 가진 제품이기 때문이다. 3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줄곧 견지해 오고 있는 여유 있는 음량의 고품격 사운드를 간단한 인티앰프로 가능하도록 만들어낸 자디스의 기술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시청이었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가격 800만원  실효 출력 30W  사용 진공관 KT88×4, 12AU7×3, 12AX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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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4월호 - 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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