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엥트레크 케이블에 대한 몇 차례의 시청은 모두 인상적이었다. 음질뿐만 아니라 외관 또한 그랬는데, 점선이 나선형으로 돌아가는 면 피복의 끝에 나무로 된 커넥터가 달려 있다. 엥트레크 케이블을 볼 때마다, 어릴 때 쓰던 전기 다리미의 피복이 면으로 되어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게다가 단자가 나무로 되어 있는 것은 더욱 많은 생각이 나게 만든다.이번에 시청한 챌린저 20.10 RCA 케이블도 그렇다. 보통 RCA나 XLR 커넥터의 모습은 금속으로 되어 있는데, 이 케이블은 나무로 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선은 한 가닥씩 분리해서 두 가닥으로 만들었고, 한쪽 끝에는 그라운드선까지 달려 있다. 이 그라운드선을 잘 연결하면 더 선명하고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에이징 시간은 약 250시간 정도 걸리는데, 중간에 소리가 나빠졌다가 다시 좋아진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이렇게 특이한 모습의 케이블을 개발한 이는 스웨덴의 페르-오를로프 프라이베르크(Per-Olof Friberg)이다. 프라이베르크는 1980년대 말부터 농사를 지으면서 농기계를 개량해 왔고, 한편으론 음질 개선을 위한 'Vibration Eaters'를 스웨덴에서 제조해서 판매해 왔다. 음질 개선에 대한 노하우는 각종 특허를 갖는 오디오 랙, 진동 댐퍼, 아이솔레이션 트라이포드 등으로 축적되어 엥트레크의 독특한 케이블 개발로 이어졌다. 케이블 역시 신호 전송 도중에 발생하는 진동에 대한 노하우가 중요하다.이번에 시청한 엥트레크 챌린저 20.10 RCA 케이블은 2012 에디션으로, 이전 버전보다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되었다. 우선 CNC 머신으로 제작된 정교한 단자가 사용되었으며, 접점에는 납땜을 사용하지 않으며, 자연 색상의 면 피복을 사용해 합성 소재 및 색상 안료의 전도성(정전기)과 신호 전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제거했다. 그리고 비대칭 구조를 통해 자기 간섭을 최소화했고, 안테나 영향을 줄일 수 있도록 케이블 길이를 최적화했다. DIC(Dedicated Integrated Contacts) 기술을 통해 직선성을 보장하고 소용돌이 전류를 줄이고 있으며, EEDS(External Earth Drain System) 기술을 통해 전자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신호 경로에서의 방해를 유인해낸다. 그리고 샷건의 원리를 채용해 신호 전송에서 자기장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챌린저 20.10 RCA 케이블을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 사이에 투입해 중·저가의 RCA 케이블과 비교 시청했음을 미리 밝혀 둔다.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엥트레크 챌린저 20.10 RCA 케이블이 투입되자 전체적으로 해상도가 높아짐을 알 수 있다. 피아노의 소리가 더 명료해지고 단정해진다.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역시 첼로와 바이올린의 음색이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음색과 질감도 더 잘 드러난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챌린저 20.10 RCA 케이블을 연결했을 때, 반주악기인 저음 현악기와 조수미의 목소리는 더 맑고 생생해진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전체적으로 음향 무대가 더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오케스트라의 악기는 더 생생하고, 솔로 가수의 목소리는 사실적이다. 이어지는 합창단도 더 자연스럽게 들린다.이렇게 몇 가지 음반을 감상하고 보니, 엥트레크 챌린저 20.10 RCA 케이블이 오디오 시스템에 투입되면서 더 해상도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더 정숙한 배경 속에 더 명료해진 소리, 풍부한 울림이 그렇다. 현대 하이엔드 케이블 중의 하나로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