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Force HP-800·HA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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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Force HP-800·HAP-100
  • 최정훈
  • 승인 2013.03.01 00:00
  • 2013년 3월호 (48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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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형의 한계를 뛰어넘은 자연스러움과 공간감
 지난달에 이어지는 헤드폰과 헤드폰 앰프의 리뷰. 이렇게나 많은 오디오 기기 제조사들이 모두 헤드폰과 관련 제품들을 출시하는 현재의 상황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 전문적인 하이파이 시스템보다는 아이폰이나 그밖에 스마트폰에서 헤드폰을 통해서 음악을 듣는 사람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아짐으로 인해서 전 세계적으로 생겨난 헤드폰의 유행은 여러모로 많은 생각들을 남기게 만든다. 나처럼 음반을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음악과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좀더 늘어난 것은 환영이지만, 아무래도 헤드폰에서는 긴 시간 음악을 듣기보다는 짧고 자극적으로 듣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시중에 나오는 헤드폰들의 소리는 정말 갈수록 괴상한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일반 스피커 시스템에 비해서 귀와의 거리가 훨씬 더 가까운 헤드폰의 경우 좀더 쉽게 소리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아주 짧은 첫 인상만으로도 그 헤드폰과 그 밖의 헤드폰 앰프나 DAC 등의 주변기기에 대한 평가가 결정지어지기 때문에 많은 제조 회사들은 잠시 몇 초 동안의 청취만으로도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쪽으로 기기의 성향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것은 역시나 자극적인 소리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필자 역시 몇몇 인이어 이어폰의 경우 착용만으로도 불편해서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데, 많은 사람들, 특히 10-20대들에게는 주변 소음의 차음이 잘 된다는 것으로 많이들 사용하는데, 나중에 그들의 청력 건강이 심히 조심스러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음악을 좋아하고 또 소리를 좋아해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할 때부터 잠자리에 들어서까지 집에서나 직장(레코딩 스튜디오)에서나 나는 늘 음악을, 그리고 소리를 듣는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만 그럴 듯해서 눈과 귀를 속이는 오디오들은 점점 더 멀리하게 되고, 오랜 시간 곁에 두어도 가족 같은 마음이 드는 오디오 기기들만 곁에 남게 된다. 특히 기기를 자주 바꾸는 편인 필자지만, 헤드폰의 경우 5년이 넘게 사용을 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누포스의 HP-800 헤드폰은 나의 취향에 아주 잘 맞는다. 클로즈형이지만 아주 가볍고 클로즈형 특유의 압박감이 적어 착용감이 좋다. 그리고 좌우의 공간감이나 좀더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중시하기 때문에 클로즈형보다는 오픈형을 절대적으로 선호하는 편인데, 이 헤드폰은 끼고 있으면 마치 오픈형처럼 소리가 들려온다. 화장, 혹은 성형 빨로 음악을 사랑하는 젊은이가 되었든 노신사가 되었든 그들의 귀를 속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소리를 들려준다. 아마도 이 헤드폰을 처음 몇 초 동안 들으면 다른 헤드폰에 비해서 고역이 답답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소리를 연구해보면서 확실하게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그것은 오디오 기기의 에이징보다 우리의 귀가 그 소리에 적응해서, 그 안에서 더욱 더 많은 정보와 소리(결국 더욱 더 좋은 소리)들을 찾아내어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헤드폰은 이러한 현상이 더욱 더 많은데, HP-800의 경우 첫 인상만으로 단 몇 초, 혹은 몇 분 들어보고 '이 헤드폰은 소리가 너무 답답해, 좀 시원시원한 맛이 있어야지' 하고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잠시 그때는 헤드폰을 벗고 창밖을 보거나 또는 그리 크지 않은 볼륨으로 녹음이 잘 된 클래식 음반을 스피커로 몇 분정도 들어보고 귀를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한 번 이 헤드폰의 소리를 들어보기를 권한다.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클로즈형 중에 가장 자연스럽고 귀에 부담이 없는 평탄한 소리를 들려준다.



 요즘 나오는 헤드폰과 그 밖의 기기들이 원체 가격이 높기 때문에 난 당연히 이 헤드폰도 50-60만원 이상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본지에 원고를 보내기 전 잠시 검색해서 가격대를 찾아보니 대략 20만원! 스튜디오 모니터 퀄러티라고 소개된 문구를 보았는데, 스튜디오 모니터용 헤드폰에는 두 가지 분류로 나뉜다. 먼저 가수나 연주자가 녹음 시 자신의 음성이나 악기 소리를 들으면서(모니터하는) 사용이 되는 클로즈형 헤드폰, 그리고 프로듀서나 엔지니어가 조정실에서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와 함께 헤드폰으로도 여러 가지 음향적인 부분들을 체크하게 되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헤드폰이 있다. 이 헤드폰을 스튜디오에서 사용을 하게 된다면 전자(아티스트)보다는 후자(프로듀서·엔지니어)가 사용하는 것에 더욱 더 잘 어울린다. 아티스트가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헤드폰들은 대부분 고역 특성이 상당히 밝게 되어 있어서, 자신의 연주의 단점이나 그 밖의 여러 가지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는 반면에 프로듀서나 엔지니어가 사용하는 모니터링 헤드폰은 전반적으로 평탄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많다. 이 HP-800은 스튜디오에서 나 같은 프로듀서나 엔지니어들이 사용하기에도 상당히 좋다. 일반적으로 스튜디오에서는 장시간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극적인 성향보다는 이렇게 평탄한 성향의 헤드폰이 잘 맞는다고 생각을 한다. HP-800의 소리 특성은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첫 인상은 고역이 약간 롤오프되어 있어서 소리가 차분하고 아주 편안하게 들린다. 고역이 차분한 만큼 저역이 너무 또 과도하지도 않다. 클래식 음악이 아닌 일반 팝 음악을 들어보니 저역의 부밍이 없이 아주 깊게 내려가면서도 과한 저역이 없다. 전반적으로 좌우의 확산감(공간감)이 클로즈형 헤드폰들 가운데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으로, 착용하고 들어보면 내가 오픈형으로 듣고 있는 것인지 클로즈형으로 듣는 것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기도 한다. 다만 헤드폰 앰프의 퀄러티가 떨어지는 기기의 경우는 고역이 너무 답답하게 들릴 수도 있으며 일정 수준 이상이 되는 헤드폰 앰프와 사용했을 때 이 헤드폰의 장점은 훨씬 더 많이 표현이 된다. 이것은 세상의 모든 헤드폰들이 좋은 헤드폰 앰프를 사용하면 그만큼 더 소리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HP-800은 헤드폰 업그레이드의 차이가 여타의 다른 헤드폰보다 훨씬 더 크고 많이 난다. 함께 동봉된 누포스의 HAP-100 헤드폰 앰프에서는 훨씬 더 고역이 밝게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누포스의 헤드폰 앰프도 좋은 제품이지만, 좀더 상급의 헤드폰 앰프를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소리를 들려주리라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아주 좋게 들었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NuForce HP-800]
가격 19만8천원  유닛 크기 4cm  주파수 응답 20Hz-20kHz  임피던스 32Ω(±15%)  감도 91dB(±4dB)
 [NuForce HAP-100]
가격 78만5천원  입력단 RCA×4  출력단 RCA×1, 헤드폰 출력×1(6.3mm)  THD+N 0.002%  S/N비 100dB  입력 임피던스 20㏀  출력 임피던스 100Ω크기(WHD) 22.8×5×21.5cm  무게 1.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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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3월호 - 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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