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dis I-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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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is I-35
  • 김남
  • 승인 2013.03.01 00:00
  • 2013년 3월호 (48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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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제국에서 발하는 빛나는 아름다움
깨끗하고 윤기 나는 소리가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바람처럼 듣는 이를 감싸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날렵하다. 정통 아날로그의 끈기와 윤기, 밀도가 충분하며, 현이 파고드는 맛은 치열하기 짝이 없다. 30W에 불과한데도 때로는 출력이 과한 것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원더풀 파워. 4Ω에서 16Ω까지 광범위하게 스피커를 포용하고 있으며, 종래의 5극관보다는 소리의 청결감에서 한 걸음 진일보한 것 같은 음색이 마음에 든다. '수십 년 기웃거리면서 오디오의 세계를 구경하다 보니 이제 어렴풋이나마 감이 조금 잡히더라' 한 선배의 말이다. 결론은 이렇다. 오디오라는 괴물은 진공관과 혼 스피커에서 탄생한 과학이다. 그러므로 그것으로 돌아가는 것이 원리이니라.동감이다. 기독교 아무리 공부해 봐야 결론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가 으뜸이다. 장대한 불경 아무리 외워봐야 요점은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다. 모든 것은 공허한 것이며 그 공허 속에 진리가 있느니라. 철학의 결론은? 인생은 허무하다쯤이 되나? 음악의 결론은? 아름다움과 감동이다. 저역을 쾅쾅 울리며 해상력을 찾고, 음상이 어떻고 그런 게 아닌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발달해도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이니라. 수십 년 노장들이 대부분 진공관 앰프를 쓰고 있는 것은 그러한 원리를 터득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는 건 근래 들어 정착된 이상한 한국어 중의 하나인데, 나 역시 귀결은 '진공관 앰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진공관의 출력관도 유럽 고전관이 어쩌고저쩌고 하지만, 가장 흔하고 값싼 5극관이야말로 진공관의 기본 원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KT88과 EL34, 한 알에 선별관이라고 해 봐야 몇 만원 정도이다. 


 여기에 300B도 꼬리에 끼워 줄까? 300B 앰프를 마뜩잖게 생각하는 것은 너무 장난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옛날에 극장용 웨스턴 스피커 등에 쓰기 위해 만든 것을 집안으로 끌고 들어와 온갖 스피커에 다 매칭을 시키다 보니 이제는 괴물의 세계가 되고 말았다. 역시 기차역이나 집회소에서 쓰던 스피커를 집안으로 끌고 들어와 알텍 스피커가 세 평짜리 방에서 쏜다고 그걸 해결해야 한다고 별의별 네트워크를 제작하는 광풍도 일어났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다.앰프 기술은 이미 거기에서 거기이다. 70년 전의 마란츠 7과 8, 매킨토시 MC275 정도에서 이미 진화가 끝났다. 더 이상 무슨 신기술이 있고 진화가 있었나? 그냥 조미료만 이것저것 쳐 왔을 뿐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오디오 애호가가 되려면 5극 출력관을 사용한, 그것도 분리형이 아니라 일체형 인티앰프 제품이야말로 가장 스트레스 없는 인생의 지름길이라고 생각된다.그런 5극관 진공관 앰프로 신뢰할 수 있고, 너무도 멋지며 품위가 있는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프랑스 자디스 사의 물건들이다. 황금의 전면 패널로 세계의 미음가들을 사로잡고 있는 이 제작사의 컬러와 디자인은 이제 어느 누구도 모방하지 못한다. 황금 패널은 곧 자디스의 상표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 제작사는 시종일관 밸런스 회로 같은 것은 염두에 두지도 않고 전통적으로 정통 기법을 사용해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요즈음의 일부 제품들은 밸런스 회로를 개발하고, 전압을 몽땅 걸어 출력 높이기 경쟁도 벌이는 바람에 반도체 앰프인지 진공관 앰프인지 구분이 곤란할 정도의 사운드를 구사하고 있는데 반해 자디스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마치 고성을 지키는 빈티지 귀족의 종손처럼 오히려 더 가치가 높아졌다.


 이 신제품을 들어 보니 역시 이 가격대로는 흔히 만나기 어려운 존재감과 값어치를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 자디스의 제품을 한 번 들이면 패널 금장의 칠이 벗겨지도록 좀체 내치는 법이 없다고 알고 있는데, 그 비결은 정도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출력을 높이지 않고 30W로 제한하고 있으며, 종전 기기인 DA50에서 업그레이드한 결과 다소의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사소한 것들이다. 자디스의 제품들은 이미 기술적 데이터가 많이 공개되어 있으므로 초단관에는 무엇을 쓰고 전원부가 어떻다고 하는 설명들은 알아보기 쉽다. 20년 넘게 고수해 온 자기 바이어스 방식, 이 방식은 별도의 조정 없이 바이어스가 자동으로 조정되게끔 만들어지는 것이다. 내부는 수작업으로 하는 하드와이어링 방식. 제품의 신뢰도와 명성은 이미 잘 알려진 만큼 이제 소리가 가장 중요한데, 역시 자디스의 명성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소누스 파베르의 스피커와 플리니우스 CD 플레이어로 연결했는데, 깨끗하고 윤기 나는 소리가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바람처럼 듣는 이를 감싸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날렵하다. 정통 아날로그의 끈기와 윤기, 밀도가 충분하며, 현이 파고드는 맛은 치열하기 짝이 없다. 30W에 불과한데도 때로는 출력이 과한 것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원더풀 파워. 4Ω에서 16Ω까지 광범위하게 스피커를 포용하고 있으며, 종래의 5극관 사운드보다는 소리의 청결감에서 한 걸음 진일보한 것 같은 음색이 마음에 든다. 한 번 구입하면 20-30년은 충분히 갖고 싶은 그런 내·외부의 충실함을 겸비한 우수한 제품이다. 

수입원 소비코 AV (02)525-0704가격 800만원 실효출력 30W 사용 진공관 KT88x4, 12AU7x3, 12AX7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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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3월호 - 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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