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어오디오 챔피언 턴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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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오디오 챔피언 턴테이블
  • 김기인
  • 승인 2013.02.01 00:00
  • 2013년 2월호 (48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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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인의 아날로그 기행 73
독일 클리어오디오 사는 트리곤 팁(스타일러스 섹션이 삼각형인 초정밀 카트리지 바늘)을 사용하는 초고가 카트리지로 그 명성을 굳혔다. 그들의 카트리지는 자동차 값에 육박하는 명품으로 아날로그 마니아라면 한 번쯤 사용하고 싶은 꿈의 제품이다. 비슷한 비용으로 자동차를 살 것이냐, 카트리지를 살 것이냐를 결정해야 한다면 누구라도 망설여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오디오 시스템 전체도 아니고 손가락 한 마디만한 한 카트리지의 경우라면 대단히 심각해질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으리라. 


 그들의 최고가 카트리지 인사이더 레퍼런스 우드(Insider Reference Wood - 이하 IRW로 표기함, 현재는 단종 모델이며 후속기로 골드핑거 시리즈가 출시됨)는 겉보기에도 특이한 구석이 있다. 대추나무 솔리드우드 몸체와 진동계 양옆으로 MC 코일 리드선을 최단 거리화해서 단자 처리한 결과이다. 특히 IRW 무빙 코일은 캔틸레버 종단에 L·R 코일이 원형으로 함께 감겨 있어 스타일러스의 진동이 캔틸레버를 타고 코일까지 이질재의 구속 진동 없이 평행하게 다이렉트로 전달된다. 결과적으로 다이내믹 레인지가 100dB에 이르며, 채널 분리도가 45dB라는 구형 아날로그 카트리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이적인 스펙을 이룩했다. 


 이러한 카트리지 스펙을 살리려면 턴테이블 자체의 S/N비나 다이내믹 레인지 보완 성능도 이에 부흥하는 스펙으로 발전시켜야 했기에 새로 개발된 턴테이블이 그들의 레퍼런스 라인업이다. 클리어오디오 턴테이블은 고가 제품이 많으며, 제품 자체의 재질이나 구조, 디자인이 특이해 가끔 영화에도 등장할 정도이다. 카트리지에서 얻은 명성을 그대로 아날로그 턴테이블로 이어 가려는 그들의 노력은 모터 3개를 아크릴 플래터 외주부에서 실리콘 벨트로 돌리고, 암 베이스를 그 모터 베이스와 분리해 3점 지지시킨 맥시멈 솔루션이나 마스터 레퍼런스 턴테이블에서 정점을 이룬다. 그러나 이 턴테이블들은 초고가의 제품들이다. 기본적으로 레퍼런스 턴테이블 구조 마인드는 그대로 두고 보급품 턴테이블로 출시한 것이 바로 챔피언 시리즈다. 그중에서도 베스트셀링 모델이 챔피언인데, 베이스를 2중으로 하여 82dB로 S/N비를 향상시킨 챔피언 레벨1, 챔피언 레벨1의 플래터 두께 3cm를 7cm로 향상시켜 S/N비를 84dB로 2dB 향상시킨 챔피언 레벨2가 이 시리즈의 기본이다. 여기에 챔피언 리미티드, 챔피언 매그넘의 기념 모델이 추가된다.


 기본 사양은 챔피언이지만 베이스의 받침대를 스테인리스로 묵직하게 가공해 전체 안정도를 향상시켜 놓은 제품이다. 자세히 보면 하부 베이스 지지대가 묵직한 원형 스테인리스로 바뀐 것이 보인다. 챔피언의 기본 콘셉트는 레코드 재질인 염화비닐보다 공진점이 낮은 데프론 아크릴로 전체 턴테이블을 구성해서 저역에서의 해상력과 투명도를 향상시킨다는 데 있다. 따라서 챔피언의 외형은 디자인 요소보다는 철저히 음질적 요소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챔피언의 모터는 24극 싱크로너스 2W 타입으로, 저전압 구동이 아니라 고전압 구동의 소형 모터이다. 견고한 스테인리스 하우징에 철저히 진동을 억제하는 구조로 모터를 안착시켰으며, 모터 축도 금속이 아닌 세라믹 재질에 아크릴 가공 풀리를 사용한다. 심지어 모터 축과 풀리를 고정하는 나사까지도 연질 플라스틱 재질을 적용한 것 등 철저히 진동 전달을 차단하고 있다. 33·45 회전 전환은 풀리에 벨트를 옮겨 거는 심플한 방식이며, 모터 자체는 턴테이블 베이스에 일체화된 것이 아니라 완전히 분리되어 별도로 지지되는 구조여서 베이스와 톤암으로 모터 진동이 전달되는 것을 원초적으로 차단한다. 플래터 축은 인버티드(Inverted) 베어링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이한데, 베어링이 플래터 무게 중심보다 상부에 있어 하부에 있는 구조보다 중력적으로 안정된 회전을 하도록 고안되었다. 즉, 보통 플래터에 회전축이 붙고, 그 하부에 베어링이 놓여 슬리브는 턴테이블 베이스에 장착되지만, 챔피언은 반대로 되어 있다. 즉, 축은 하부 베이스에 장착되며, 베어링은 플래터 슬리브 상부에 놓인다. 마찰 계수를 줄이기 위해 손으로 가공한 세라믹 베어링이 적용되어 있다. 


 기본 장착 암은 탄소 섬유를 사용하는 유니파이 암이지만 SME, 그래험 등을 장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암 베이스가 별매 되고 있다. 이번에 시청한 모델은 일본 마이크로 세이키 MA-505 MKⅢ의 S형 톤암이 장착된 제품이다. 랙에 잘 안착된 챔피언의 디자인적 완성감은 대단히 매혹적이어서 아날로그 마니아로서 더할 나위가 없었다. 별매 아크릴 커버도 이음매가 없이 한 판으로 접어서 가공해 깔끔한 인상의 본체와 잘 어울린다. 순전히 투명 아크릴로 이 정도의 완성도 높은 턴테이블을 생산해 낼 수 있다는 것은 높이 살 만하다. 실로 수많은 턴테이블이 세상에 존재한다. 수많은 콘셉트와 음질을 바탕으로 상품화되어 우리의 리스닝 룸에서 LP 사운드를 재생해 준다. 턴테이블마다 각기 나름대로의 음질 개성이 잘 살아나는 것이 디지털 사운드와는 차이가 난다. 그런 측면에서 어떤 턴테이블이던 스스로 개성적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턴테이블의 깊은 매력이고, 수많은 턴테이블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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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2월호 - 4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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