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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현태
  • 승인 2012.12.01 00:00
  • 2012년 12월호 (4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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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비다케와 베를린 필, 그리고 룰루의 영원한 프리마돈나 파트리샤 프티봉
 아주 다른 장르와 의미의 블루레이 음반 2장을 소개할까 하는데, 첼리비다케의 영상물과 또 다른 한 장은 오페라 룰루 음반이다. 2장의 블루레이 소개이지만, 첼리비다케에 많은 비중을 둘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이 점은 필자가 서두에 양해를 구하고 싶은데, 그만큼 비중 있는 공연 실황이기 때문이다.먼저 소개할 블루레이 음반은 단순히 역사적인 개념을 넘어선 혁명과 같은 영상물이다. 바로 지휘계의 거장 세르주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 실황이다. 이는 20세기 고전음악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연주 실황 중 하나로 볼 수 있는데, 1996년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연주 실황이란 점에서도 가치가 있는 영상물이다. 첼리비다케가 누구인가? 절대 타협이 없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완벽주의 지휘자 중 한 명으로, 젊은 시절 푸르트벵글러의 후임으로 베를린 필을 잠시 맡은 뒤 카라얀에게 밀린 비운의 지휘자다. 게다가 녹음을 싫어해서 정규 음반도 거의 없었으며, 사후 가족들의 동의를 통해 일부 음원들이 소개되었지만, 그의 진가를 경험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레퍼토리들이었다. 필자가 왜 이렇게 이번 음반을 보고 흥분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1954년 푸르트벵글러 사후 첼리비다케는 베를린 필과 내부 충돌로 인해 물러나게 되었지만, 그 이후 다시는 베를린 필과 인연을 없었다. 그리고 이면에는 카라얀이 있었다. 마침내 1992년 3월 31일 38년 만에 베를린 샤우슈필하우스에서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하게 되는 역사적인 복귀 콘서트를 갖게 되었는데, 까다롭기로 소문난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통해 첼리비다케와 베를린 필의 화해 콘서트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연주회의 분위기는 화해와 당당한 복귀의 느낌으로 전달되어졌다. 이미 그는 80세의 노년이 되어 의자에 앉아 지휘를 하고 있어 팬의 입장에선 안타까움도 느껴진다. 영상은 기록물 성격으로 남아 있던 자료이기 때문에 화질보다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존재감만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실황 영상과 함께 'The Triumphant Return'이라는 제목의 54분짜리 다큐멘터리가 포함되어 있는데, 첼리비다케의 과거 영상 자료와 베를린 필 단원들의 뒷이야기, 리허설 장면들이 담겨 있다. 짧은 자료들로 유추해 보아도 첼리비다케의 젊은 시절의 엄격하고, 열정적인 지휘자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었는데, 리허설 장면을 보면 그는 한이 맺힌 듯하다. 역사적인 음반인 만큼 첼리비다케 팬들에겐 더 없는 감동의 무대를 보여 주는 음반이다.다음 음반은 알반 베르크의 오페라 '룰루'다. 20세기의 오페라 중 파격적인 시도로 눈길을 끌었던 작품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룰루는 영화로 본다면 극히 선정적이고 잔인하며 비인간적인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는 비극적인 작품이다. 그만큼 오페라 무대에서의 연출과 표현들은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오페라다. 그리고 오페라의 연령 제한 등급이 있다면 이 작품이 해당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연이 많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현대 오페라 중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다. 오페라의 내용은 다르지만 주인공의 역할을 본다면 룰루의 역할은 어쩌면 현대판 카르멘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이번 블루레이 음반은 오페라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주인공 룰루 역을 맡은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을 위한 공연이라고 보아도 좋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프티봉만큼 룰루 역을 완벽히 소화해 낼 수 있는 소프라노가 얼마나 될지 궁금해진다. 현대 오페라인만큼 단순히 음악성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철저히 연기와 무대 장악력을 통해 청중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를 잘 표현해 주고 있으며, 특히 12음 기법의 기복이 심한 고음 처리는 자연스럽고도 완벽하다. 공연은 2010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행사 중 모차르트 홀에서 있었던 공연으로, 마르크 알브레히트가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의 연주다. _글 장현태 

브루크너 <교향곡 제7번>세르주 첼리비다케(지휘)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드니 그린버그(디렉터)2011404연주 ★★★★★녹음 ★★★★☆영상 ★★☆ 


알반 베르크 <룰루>파트리샤 프티봉(룰루)마르크 알브레히트(지휘)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니엘 리히터(세트 디렉터)베라 네미로바(스테이지 디렉터)브라이언 라지(비디오 디렉터)2072564연주 ★★★★★녹음 ★★★★★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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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12월호 - 4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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