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함과 깨끗이 빠지는 해상도와 중역의 밀도가 있기 때문이다. 현은 찰기와 온기가 있으며 실재감이 충만하다. 피아노도 저역에서 포화되는 그런 면은 전혀 없다. 그렌 밀러 악단의 금관 밴드 연주에서 그 일체감과 빛나는 입체감이 압권. 마치 야외 대형 무대에서 연주하는 정밀한 악단 같다. 팝스 보컬의 미려함도 압도적. _글 김남 이 놀라운 스피커는 그 위용에 경악하고, 가격에 놀라게 되며, 또 그 재생 음에도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우리는 그동안 해외의 하이엔드라는 미명에 눈들이 좀 멀어져 있던 것은 아닐까? 사실 오디오 애호가들은 일정 부분 눈과 귀가 좀 이상한 사람들이다(?). 그런 감춰져 있던 생각들을 일거에 토해 내게 하는 제품인 것이다.


 근자에 국내의 진공관 앰프 제조사인 비즈니스 코리아(Tone으로 개칭)에서 만들어 낸 한 앰프를 들어 보고 크게 놀란 적이 있다. 그 제작사에서는 4천만원짜리 오디오 스펙트럼이라는 장비를 도입, 전 대역에서 평탄한 주파수 출력이 가능한 앰프를 제작하고 있는데, 재생되는 소리는 지금까지 들어 왔던 것과는 상당히 이질적이었다. 뭔가 아직 완전히 여물지 못하고 약간 푸석한 소리, 그런 소리가 초기에 한동안 이어졌는데, 그 시점에서 듣기가 중단되어 버렸다면 제품을 오해했을 것이다. 제대로 된 소리를 들으려면 한참 시간이 지나가면서 소리가 익어 가고 제 맛이 우러나와야 하며, 그 맛의 본질은 듣는 귀가 정확한 청취감을 가져야 하는데, 그것은 평탄한 주파수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평탄한 주파수 대역의 소리는 종래의 일반적인 소리와는 확실히 맛이 좀 다르다. 우리는 말하자면 이런 소리보다는 어딘지 어느 구석에서 양념 맛이 들어 간 소리에 귀가 익어 버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본 시청기는 그러한 평탄한 주파수 대역의 소리를 감별해 낼 수 있는 애호가에게는 사실 선물처럼 나타난 명기라고 생각한다. 10년 전쯤 등장한 KEF의 메이드스톤이라는 대형기를 비롯해 해외 제품으로도 대형기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지만 사실 그 엄청난 가격에도 불구하고 크게 명기로 대접 받지 못한 채 다만 비싼 제품으로만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 정답을 본 시청기가 가르쳐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본 제품은 첫 출시가 아니고, 이미 오리지널 아틀란티스가 있던 터이며, 그 아틀란티스를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업그레이드 항목은 소소한 한두 군데의 보충이 아니라 전면적으로 이루어졌다. 종전의 제품이 2단 투피스 스타일로 약간 어수선한 외관을 가졌다면, 신형은 동일한 4웨이지만 원피스 스타일이다. 훨씬 더 세련되어 보인다.3D 설계 방식이 아니었다면 구현하지 못할 이런 스타일은 몇 달간의 설계 작업 후 목공 작업에서도 난관투성이. 외관의 각도가 모두 90도를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클로저는 일반적인 가공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기능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우리나라 스피커 도면을 보고 못 만들겠다고 한 적이 있기도 하다.이 밖에 회로 설계도 새로워졌고, 트위터는 기존에서 아쉬웠던 초고역대의 개방감을 위해 스캔 스픽 7000 모델을 채용했다. 청감상 시원해지고 매끈한 고역의 차이점이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상판은 두랄루민 절삭 구조로, 그 위에 블랙 글라스가 올려지는데, 상단의 진동 방지와 함께 미관의 장점을 가진다. 그리고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발명특허를 받은 4차 필터를 사용하는 네트워크의 우수성은 칼라스의 독보적인 영역에 들어간다.


 육중한 체구 때문에 정재파 발생의 위험이 더 커졌고, 더욱이 더블 우퍼를 구현하기 위해 상당한 기간의 시청과 수정이 반복되었다. 상당히 복잡한 내부 설계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특수 가공이 당연히 뒤따랐다. 이런 4웨이, 더구나 더블 우퍼의 구조에서 기대되는 소리는 당연히 대단히 큰 음장감과, 그리고 자연스럽게 퍼지는 저역의 힘이다. 중역의 밀도는 그런 저역 때문에 대부분 당연히 좀 손상이 간다. 손쉬운 것 같으면서도 재생이 힘든 곡 중에 여성 보컬의 팝스 곡이 많은데, 대형기일수록 팝스에 취약하다. 클래식의 성악가들, 특히 테너와 소프라노는 음색이 비교적 단순한데 비해 팝스 쪽은 교태스럽게, 혹은 속삭이듯이, 혹은 비애감이 감도는, 또는 느끼한, 그런 식으로 묘사들이 가지각색으로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이다. 억대를 넘는 스피커, 그리고 역시 그런 가격대의 앰프로 냇 킹 콜이 부르는 'Too Young'을 들어 보고 대경실색했던 기억이 새롭다.음악을 들어볼수록 과연 놀랍다. 예상 밖으로 섬세함과 깨끗이 빠지는 해상도와 중역의 밀도가 있기 때문이다. 현은 찰기와 온기가 있으며 실재감이 충만하다. 피아노도 저역에서 포화되는 그런 면은 전혀 없다. 그렌 밀러 악단의 금관 밴드 연주에서 그 일체감과 빛나는 입체감이 압권. 마치 야외 대형 무대에서 연주하는 정밀한 악단 같다. 팝스 보컬의 미려함도 압도적.덩치가 커서 가정용으로 거치의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 약간 큰 거실이나 홀에서 사용한다면 부담은 덜할 것이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고액의 수입품을 써야 하는 것인지, 실로 소리의 허실을 고발하는 제품이라 생각한다. 

 제조원 금잔디음향 (02)953-0940가격 1,18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사용유닛 우퍼(2) 25cm, 미드레인지(2) 12.7cm·7.6cm, 트위터 2.5cm 스캔스픽재생주파수대역 23Hz-35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9dB/W/m  권장 앰프 출력 12-600W파워 핸들링 600W(최대)  크기(WHD) 44.5×145×60cm  무게 10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