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산책, 도심 속의 조용한 낙원
상태바
음악산책, 도심 속의 조용한 낙원
  • 이승재 기자
  • 승인 2012.10.01 00:00
  • 2012년 10월호 (483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에 만난 오디오파일은 음악이 좋고, 좋아하는 음악을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이 좋아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장소인 카페라는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다. 신사역 근방에 위치하는 음악산책이라는 아담한 카페가 바로 그곳이다. 그는 세무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본인의 사무실을 운영하는데, 그의 카페가 사무실 바로 옆에 있다. 투잡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게 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그렇게 하게 된 그의 사연(?)을 들어 보자.그가 말하기를, '사람들은 각자 좋아하는 것이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음식을 좋아하는 미식가도 있고, 미술품을 좋아하기도 하며, 영화처럼 화면을 보고 즐기기도 하는데, 저는 선천적으로 귀가 즐거운 것이 좋아서 이렇게 음악을 듣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그는 클래식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브람스 음악을 좋아해서 본인은 최람스, 부인은 아델라이데라고 부부의 애칭을 지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평소 클래식 음악 중 대편성곡인 교향곡을 자주 듣는 편인데, 그런 음악을 들으려면 오디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서 한동안 오디오를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꾸 소리에 집착을 하다가 보니 어느 순간 소리보다는 음악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소모임을 하게 되었다. 그의 세무사 사무실에서 매주 금요일에 10명 정도 모여서 교향곡 위주로 공부를 했고, 공부를 위해 지휘자 선생님을 모시고 강의도 듣고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할 때 같이 동감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 즐거움이 배가된다는 것이다. 부인과 같이 동감을 하면서 듣던 기쁨도 좋았지만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음악을 즐겼더니 즐거움이 배가되었고, 그래서 주변의 다른 여러 사람들과 같이 느끼고 나눌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일반인들과 같이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카페를 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커피 한 잔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면 커피와 함께 음악의 감동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해서 개업한 것이 이제 1달 정도 되었고, 지금도 1주일에 한 번씩 동호회 모임도 이 카페에서 하고 있다.그가 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어렸을 때부터라고 한다. 그는 시골에서 자라서 초등학교 때까지는 라디오도 못 듣고 자랐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연합고사를 보기 전에 시공간(시에서 마련한 음악과 영화를 감상하는 공간)에서 하는 음악회에 갔는데, 그때 가을 음악회라고 해서 가곡의 밤 행사가 열렸다고 한다. 거기에서 들었던 음악에 큰 충격을 받았고, 그게 지금도 뇌리에 남아 있다고 한다. 그 후 연합고사 끝나고 그의 누나가 건전지로 돌리는 야외 전축을 사왔는데, 그게 그의 첫 오디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그 전축으로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모음곡 등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가요가 아닌 클래식을 들었으니 나중에 오디오파일이 된 것도 필연이라 생각되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음악을 들었으나, 대학교를 서울로 와서 고시원, 자취방으로 떠돌이 생활을 했고, 그래서 거의 음악을 못 들었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부인도 음악을 좋아해서 인켈 미니 컴포넌트를 장만해 음악을 들었다. 당시 그는 증권 회사에 다녔는데, 손님 따라서 명동이나 세운상가의 오디오 숍을 가게 되었고, 항상 여유만 있으면 좋은 오디오를 마련해야지 하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IMF 때 회사를 그만두고 세무사 시험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여유가 있어서 본격적으로 하이파이를 접하게 되었다. 프로악 스피커, 크렐의 앰프들을 사용했고, 음장감 위주로 음악을 즐겼다고.그가 카페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은 세무사 사무실을 이쪽으로 이전하기 전에 사용하던 시스템으로, 거의 70-80%가 그가 애용하던 것이고 나머지는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업그레이드한 부분은 파워 앰프를 진공관 앰프에서 TR 앰프로 바꾼 것이고, PC 파이가 가능한 관련 소스기기를 구입했다고 한다.그의 시스템은 던텍의 소버린 스피커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는 소버린 스피커를 10년 가까이 함께해 왔는데, 현재 카페에는 소버린 2001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고, 집에서도 소버린 7000을 사용한다. 그는 던덱 소버린 스피커의 매력을 이렇게 말했다. 우선 대편성곡을 듣기에 좋다. 그리고 80년대 말에 나온 제품이어서 빈티지 스피커에서 현대 스피커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이라 볼 수 있는데, 소리 성향이 빈티지적이면서도 현대 스피커의 무대가 더해진, 즉 소리의 질감 + 다이내믹한 측면을 갖추고 있는 것이 매력이다. 동시에 두 사람하고 연애하지 않는다는 신조로 던텍으로 대편성, 소편성, 바이올린 독주나 성악까지 모두 소화하고자 하는데, 그 점 때문에 스피커와 본인 모두 힘들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집에서는 던텍 소버린 7000을 BAT VK-150 모노블록 2조의 바이앰핑으로 구동하고 있고, 카페에서는 패스 X600으로 구동한다. 전에는 모두 진공관 앰프로 구동했었는데, 카페에서는 펀치감 또는 힘이 좀더 필요해서 그것을 보강하려고 패스 X600 파워 앰프로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현재 카페에서는 메리디안 808.3을 소스 기기 겸 프리앰프로 사용하고 있다. 전에는 진공관 프리앰프를 연결했었는데, 음장감 등 깊이 측면에서는 좋았으나 이렇게 연결하는 것이 특히 해상력과 섬세함에서 좋아서 이렇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808.3을 플루레이 플레이어의 DAC로 사용하고 있으며, PC 파이 기기로도 사용할 정도로 카페의 시스템에서 중추를 담당하고 있었다. 카페의 시스템은 케이블과 전원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는 JPS의 알루미나타 케이블을 좋아한다고 한다. 질감이 있으며, 소리가 인위적이지 않은 느낌 때문이라고 하는데, 파워 케이블과 스피커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주로 파워 앰프 쪽에 알루미나타 전원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솔리톤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SBS12 밸런스 케이블이 제일 좋았다고 하며, 라이라 파워 케이블은 소스 쪽에서 좋았고, 솔리톤 케이블이 음의 순도와 탄력, 생동감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한다. 전원 장치로는 파워텍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다른 전원 장치 쓰다가 다시 파워텍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99년 초기에 사용했을 때보다 제품이 많이 좋아졌고, 사용 후 순도가 높아진 느낌이 들어 좋았다고 한다. 그는 대학교 다닐 때는 음악다방이 많이 있어서 차와 함께 음악을 듣는 기쁨을 얻곤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커피 전문점 등이 일반화되어 숫자는 많아졌지만 몸과 마음을 쉬는 공간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바쁜 도시 생활에서 짧은 만남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쉬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정신적인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대부분 커피 전문점이 대로변의 건물 1층에 위치하는데, 그 장소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만 반면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없고 여유도 없다. 그래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았는데, 그 장소가 이면도로에 있는 건물의 2-3층이었다. 그는 많은 돈을 벌기보다는 넓은 공간에 아늑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길가의 시끌벅적한 공간이 아닌 음악과 함께 조용히 있을 수 있고 2-3시간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음악산책을 만들었다. 음악을 좋아하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음악산책은 더치커피가 메인 아이템인데, 찬물로 오랜 시간에 걸쳐 내리는 더치커피의 매력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서 메인 아이템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더치커피의 매력은 마치 코냑을 마시는 느낌처럼 향이 매우 좋고 끝의 여운을 즐길 수 있는 것이며, 그리고 에스프레소처럼 커피를 내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어서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음악산책의 영업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11시까지이며, 일요일만 쉰다. 토요일에는 주로 동호회 모임을 하는데, 앞으로도 동호인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가 하는 동호회는 주로 교향곡 중심의 대편성곡을 감상하면서 악보 분석도 하고 비교 시청도 하는데, 한 달에 한 번 블루레이로 오페라 감상을 한다.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커피 한 잔에 모임을 개방할 생각도 하고 있다.  음악산책 : (02)511-2566






 사용하는 시스템•스피커 던텍 소버린 PCL-2001 •프리앰프 BAT 렉스 •파워 앰프 패스 X600, BAT VK-60 •CD 플레이어 메리디안 808.3 •블루레이 플레이어 오포 BDP-93 •튜너 매그넘 다이나랩 MD102T •AV 프로세서 DVDO iScan VP50 Pro •미디어 서버 메리디안 미디어 드라이브 600 •전원장치 파워텍 웨스턴 •스피커 케이블 JPS 랩스 알루미나타 •인터커넥터 케이블 솔리톤 SBS12 •파워 케이블 솔리톤 라이라, JPS 랩스 알루미나타·캡토베이터·디지털 AC 
483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2년 10월호 - 483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