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 Acoustics Inspiration Systems X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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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 Acoustics Inspiration Systems XS-1
  • 신우진
  • 승인 2012.08.01 00:00
  • 2012년 8월호 (48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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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리 기준을 만들어준 최고의 스피커
 저역은 임팩트가 있지만 부담스러워도 안 되고, 양감과 두께감도 나와야 된다. 과연 이런 소리가 있을까 묻는다면, 혹은 그런 소리를 들려 줄 수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 스피커를 들려주고 싶다. 나는 항상 주변의 오디오 마니아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본인이 그런 소리를 만들지 못하더라도 항상 기준이 되는 음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를 한다. 나는 오늘 내 기준에 거의 부합하는 소리를 들었다.  무척이나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FM 어쿠스틱스는 사용되는 모든 부품이 매우 까다로운 선별과 품질 관리로 극소량 생산되는 이른바 하이엔드 업계에서도 초 하이엔드에 속한다. 이 스피커 역시 연간 2대 생산이 빠듯하고, 까다로운 검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소 아날로그적인, 제작자 할아버지의 청각에 의존한 검수가 필수이고, 공산품에 원가 개념으로 접근하는 오디오 마니아의 입장에서 보면 골드문트보다 더 심한 업체이다. FM 어쿠스틱스의 XS1는 동사의 단 세 대뿐인 스피커 라인업의 최상위 기종, 하위 기종인 XS2·XS3와 같은 모양새이지만 크기도 훨씬 크고 가격도 어마어마하다. 말이 하위지 XS 시리즈의 가격이 메이저 업체 플래그십 정도이니 XS1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정규 모델 중 내 기억 속에 이보다 비싼 스피커가 무언지 떠오르지 않는다. 이 스피커 역시 골드문트처럼 비슷한 로직으로 구동되지만 차이가 많다. 우선은 각 채널당 바이앰핑을 전제로 한다. 스피커에는 네트워크 박스(주파수 크로스오버로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가 하나 있어, 우선 프리앰프의 신호는 이쪽으로 보내진다. 여기서 저역과 고역으로 분리되어 파워 앰프로 보내지고, 저역부는 파워 앰프에서 직접 가고, 중·고역음은 다시 네트워크 박스로 보내져서 여기서 각 유닛으로 전달이 된다. 세팅은 지난 리뷰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저역이 고정이 되면 각 대역별로 FM 어쿠스틱스의 게인을 조절해 나가고 뒷면의 유닛을 마지막에 조절하면서 무대의 크기나 깊이를 조절한다. 이 과정은 컴퓨터가 아닌 설치자가 해야 된다. 뭐 계측기도 많이 있고 청각에 따라 본인이 직접해도 되고, 물론 이 정도 가격을 지불하는데 와서 해달라고 부탁하면 당연히 그렇게 해줄 것이다.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가격임에도 솔직히 그렇게 예쁜 모양새의 스피커도 아니다. 알프스의 마테호른 봉우리의 형상을 따서 만든 로고와 마찬가지로 스피커도 그와 비슷한 모양의 봉우리이지만 '이 봉우리는 아무나 오를 수 있는 그런 스피커는 아니야'라고 말하는 선언적 의미 이외의 아름다움은 찾기 힘들다. 일이억은 우습게 넘어가는 하이엔드 스피커 시장이지만 이 스피커의 가격은 필자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대체 어떤 소리가 나는 것인가? 물론 나도 수차의 경험을 통해 익히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가장 고가의 브랜드의 비싼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만들어내는 XS1는 무슨 소리가 나는 것이어서 이 가격에도 물건이 없어 기다려야 되는 것인가. 우선 이 리뷰는 다분히 주관적이고 편파적임을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가 지향하는 음색을 가진 오디오이다. 물론 개인에 따라 다른 브랜드의 오디오 시스템에서 더 좋은 소리가 들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목표에 도달할 때 소요되는 금액이 아주 많이 세이브되는 행운을 가지게 될 것이다. 지난번 하위 스피커의 리뷰와 마찬가지로, 나는 이번에 더 업그레이드된 FM 어쿠스틱스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다. 나의 목표 기준은 우선 정전형 스피커처럼 넓고 깊은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 뒤에 달린 유닛은 이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공간에 따라 조절하면서 배음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소리는 매우 투명하다. 거칠거나 쏴서는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차갑고 깡마르면 안 된다. 이 스피커는 차갑기는커녕 오히려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마치 빈티지 진공관이 가지는 탄탄하고 감성적인 중역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 저역은 임팩트가 있지만 부담스러워도 안 되고, 양감과 두께감도 나와야 된다. 과연 이런 소리가 있을까 묻는다면, 혹은 그런 소리를 들려 줄 수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 스피커를 들려주고 싶다. 나는 항상 주변의 오디오 마니아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본인이 그런 소리를 만들지 못하더라도 항상 기준이 되는 음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를 한다. 나는 오늘 내 기준에 거의 부합하는 소리를 들었다. 


 나의 편파적인 리뷰에도, 감동적인 시청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시스템을 소유할 수 없다. 전세금 빼고, 재산을 좀 처분한 후에, 좀 깎아 달라고 조르면 될까? 가장으로 이런 상상하는 것, 별 의미도 없다. 모르긴 해도 본지 독자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기회가 되면 반드시 들어보시기를 권한다. 나처럼 아마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소리를 만날 수도 있고, 기준이 있다는 것은 오디오를 해나가는데 참 좋은 지침이 된다. 아주 극소수의 슈퍼 리치가 이 시스템을 소유할 재력을 가지고 있고, 또한 그 중에서 어느 정도 오디오를 좋아하고, 또 FM 어쿠스틱스와 취향이 맞아야 될 것 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지구상에 매년 2명 이상씩 태어나고, 이 스피커의 공급은 수요를 쫓아가지 못한다. 가격에 0 하나를 빼도 부담스러운 스피커, 좀 싸게 만들 수는 없는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하면 할 수록 느끼는 것이, 오디오, 처음에는 실력이고 경험일지 모르지만, 결국은 돈이다. 그래서 듣고 나니 허하고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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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8월호 - 4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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