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ge NL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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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NL12.2
  • 나병욱
  • 승인 2012.08.01 00:00
  • 2012년 8월호 (48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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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사가 아깝지 않는 최고의 파워 앰프
 지금까지 들었던 어느 시스템에서보다 리얼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무게 중심이 잘 잡힌 하트만의 목소리는 한층 맑으며 부드러웠고, 숨을 들어 마실 때의 순간까지도 잘 감지된다. 존 콜트레인의 테너 색소폰 톤이 이처럼 탄력적인가 새삼 느껴지며, 임프로바이제이션의 멜로디가 경이롭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에지의 역사가 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1987년에 미국의 시카고 외곽에서 창설되어 이제 한 15년쯤 되었으니, 여타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오디오 메이커에 비해서는 비교적 그 역사가 짧은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발표한 앰프들은 세계적인 오디오 잡지의 평론에서나 마니아들의 평가에서 극찬을 받아가며 그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필자가 처음 에지의 레퍼런스 모노블록 파워 앰프를 보았을 때의 느낌은 솔직히 말해 생각보다는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아주 높은 가격에서도 그랬지만, 거대한 몸집에 무뚝뚝한 남자처럼 심플하면서 어떤 특별한 멋이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재생되는 사운드를 듣고부터는 그 느낌은 180도로 달라졌다. 도리어 검소한 모습에 명쾌함과 설득력 있는 울림, 그리고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는 실력 있는 앰프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에지 앰프에 대해 항상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에지 NL12.2를 또 한 번 만나 볼 수 있었다. 


 종전의 파워 앰프에서는 독자적인 레이저 바이어스 회로를 채택하고 있었는데, NL12.2 앰프부터는 이 회로를 채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제작 디렉터인 스티브 노버 씨는 드라이버 보드(Driver Board)를 완전히 새롭게 설계하였으며, 한결 향상된 초정밀 고품질의 부품을 채용하는 한편 모든 장치에서 각각의 부품들을 일일이 개별 측정하고, 선별하여 제작함으로써 안정도를 높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NL12.2 파워 앰프는 8Ω에서 채널당 300W를 내주는 대용량의 파워 앰프로,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트랜지스터 앰프이다. 클래스A 앰프의 설계는 아니지만 클래스A 앰프와 같은 레벨의 매우 낮은 크로스오버 토크(Crossover Talk) 특성과 스위칭 디스토션을 실현하기 위해 신호의 시메트리컬(Symmetrical) 배분에 심혈을 기울였고, 출력 디바이스의 정교한 매칭을 위해 많은 정성을 들였다고 강조하고 있다. NL12.2 파워 앰프는 크기에 비해 대단히 무거운 50kg의 중량이고, 1.12cm의 아주 두꺼운 알루미늄 섀시로 만들어졌다. 하나의 섀시에는 1500VA 용량의 트랜스포머가 채널마다 2개씩 채용되고 있는데, 이 트랜스는 특주한 정밀 의료용 수준의 트랜스로 어떠한 조건에서도 아주 낮은 레벨의 노이즈를 보장한다. NL12.2 앰프의 톱 패널을 열어보면 예술품같이 잘 정돈된 레이아웃이 이채롭다. 무엇보다 전원부의 배치가 눈에 띄는데, 8개의 캐퍼시터를 둥그렇게 원형으로 아름답게 배치하였고(채널마다), 합계 160,000㎌으로 56.34A의 전류 공급 용량을 확보할 수 있어 구동을 위해 여유 있는 전원부를 구성하고 있다. 앞에서 덩치에 비해 무거운 중량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는데, 전원부를 아주 충실하게 구성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계자는 말하고 있다. 


 에지의 앰프들은 심플하지만 독특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앰프의 양쪽 측면에 위치한 히트싱크는 한 면에 21개씩 마치 물이 흐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설계한 물결 모양인데, 공기와의 접촉면을 한층 늘려주기도 하고, 아주 작은 진동까지 제어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는 독특한 방식인데, 특이한 모양과 함께 발열 특성을 최대화한 설계라고 할 수 있다. 50kg이나 되는 무거운 몸체를 지지하고 있는 4개의 지지대도 같은 알루미늄으로 가공, 섀시와 함께 자연스럽고 안정감이 돋보인다. 시청에는 마크 레빈슨의 No.512에 펜오디오의 사라 스피커를 사용했다. 첫 CD를 넣고 기다리는 잠시 동안 긴장감이 감돈다.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컸기 때문이다. 마침내 흘러나오는 사운드를 듣는 순간, 그러면 그렇지 하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고백하자면 NL12.2 앰프를 시청하고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을 뒤지며 해외 잡지에 실린 NL12.2 앰프의 시청 소감 같은 것을 확인해 보기도 했다. 필자가 들으며 아주 좋게 느꼈던 부분과 다른 점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다행이 큰 차이점 없이 그 느낌은 비슷하게 적혀 있었고, 끝맺음으로 '대단하다!'라고 적고 있는 평자도 있었다. 


 NL12.2 앰프의 사운드는 트랜지스터 앰프이지만 비교적 진공관 앰프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냉정함이 없었으며, 전 주파수 대역에서 밸런스가 뛰어났다. 시청할 때 메모해 온 노트를 살펴보면, 이네사 갈란테가 부르는 아베 마리아에서 그녀의 컨디션이 아주 좋은 상태에서 노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적고 있다. 목소리에 온도감과 습도감이 적절해, 유연하고 맑고 깨끗한 목소리는 고음에서도 쭉쭉 뻗어나간다. 음에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으며, 저음에서도 밀도감이 훌륭하다. 화려하지 않는 대신 순수한 음으로, 오케스트라와의 하모니도 자연스럽다. 오케스트라에서 위치감이 사실적이고, 각 파트에서의 음의 줄기들은 잘 뽑아진 시원한 냉면 가닥들처럼 엉키지 않고 잘 펼쳐진다. 평소 즐겨듣는 재즈 중에서 존 콜트레인과 자니 하트만이 함께 한 CD를 들어보았다. 지금까지 들었던 어느 시스템에서보다 리얼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무게 중심이 잘 잡힌 하트만의 목소리는 한층 맑으며 부드러웠고, 숨을 들어 마실 때의 순간까지도 잘 감지된다. 존 콜트레인의 테너 색소폰 톤이 이처럼 탄력적인가 새삼 느껴지며, 임프로바이제이션의 멜로디가 경이롭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리듬의 비트도 확실하고, 하이햇 심벌의 스피드감 등 비가 내리고 난 후의 맑은 하늘처럼 쾌청하며, 자연스런 사운드는 시청실을 나온 후에도 귓가에 맴돌고 있었다. 어느 평자의 글처럼 대단한 앰프라는 느낌이 들 정도….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가격 3,000만원 실효 출력 300W(8Ω)트랜스포머 2  캐퍼시턴스 160,000㎌크기(WHD) 38.1×22.8×48.2cm  무게 4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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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8월호 - 4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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