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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산이다
스피커(Speaker)
글 이창근 2012-06-01 |   지면 발행 ( 2012년 6월호 - 전체 보기 )

 아남 TL 시리즈(TL-1, TL-3, TL-4, TL-6, TL-7)아남이 영국 TDL사와 제휴하여 생산해낸 트랜스미션 라인형 스피커들이다. TDL-일렉트로닉스는 백로드 타입의 변형인 미로형 구조를 인클로저에 도입하여 작은 용적으로도 깊은 저역을 이끌어내는 설계 방식을 앞세워 좋은 평가를 받아왔던 영국 유수의 오디오 전문 업체였다. 이러한 영국제 스피커 그대로를 담았다는 홍보와 함께 아남 로고와 나란히 TDL의 명판을 부착하여 90년대 국내 오디오 중흥기에 꽤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주역이기도 했다. 품평회를 통해 조용히 발매된 TL-1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광고가 지원된 TL-3부터 애호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마니아형 스피커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TL-3은 코벡스 재질의 진동판과 알루미늄 메탈 돔 트위터 구성으로 당시 잡지 등에서도 옹호적인 평가를 받아 TL 시리즈의 성공을 이끌어낸 모델이었지만, 고전음악 쪽에 편중된 튜닝이 아쉬웠고 고역 해상도 부족이란 약점 또한 크게 눈에 띄었다. TL-4부터 조금씩 개선이 이루어졌고 200W급 컴포넌트와 짝이 되었던 TL-6에 와서 범용적 색깔을 가지게 되었는데, 전체적인 스케일 면이나 음색에서 국산의 범위는 넘어섰던 게 사실이다. 인클로저 보강과 자동차용 도료로 외장을 마감하여 무게와 품격을 늘린 TL-7은 200만원대 가격대에 맞게 솔렌 콘덴서 등으로 네트워크를 일신하여 전작들과 다른 레벨을 보여주긴 했지만 너무 울리기 힘든 특성으로 인해 단명을 재촉한 면이 있다. 고가의 하이엔드급 고출력 앰프에 어울리는 스피커로 매칭이 잘 되었을 때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대단했지만 TL-7에 이러한 앰프를 물릴 사람은 분명 많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밸런스란 면에선 TL-4가 인상적이었고, 음장감만 포기한다면 가성비 최고는 제일 먼저 출시된 TL-1을 꼽을 수 있겠다. 그러나 두 모델 모두 소량 발매되어 구하기 쉽지 않은 면이 걸림돌이 된다. TL 시리즈를 전체적으로 평가해보면 크기에 비해 저역의 양이 많은 반면 반응이 다소 느리며 스탠드가 필수란 점을 들 수 있다. 구동이 쉬운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댐핑이 너무 좋은 앰프에 물리면 저역대가 타이트해지면서 특유의 여운감이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어느 정도 공간이 필요하며 소음량 시 밸런스가 별로라 대음량 재생이 필수이다. 그러나 가격과 크기에 비해 대편성 표현력이 뛰어나고, TL-7을 제외하면 적당한 캔 TR 리시버나 진공관 앰프와도 상성이 좋아 적은 예산으로 메인 시스템을 꾸릴 수 있는 면은 큰 장점이라 하겠다. 국산 스피커 중 단품으로 가장 성공한 시리즈인 만큼 운용에 따라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제품임엔 틀림없다.  인켈 BH-600·BH-1000과거 프로 시리즈를 설계했던 미국 스피커 엔지니어 윈슬로 버로우(Winslow Burhoe) 씨를 재초빙하여 그의 영문 이니셜을 상품명으로 발표한 것이 BH 시리즈이고, BH-400, BH-600, BH-1000 세 가지가 그것이다. 막내인 BH-400은 상급기와 달리 시트지 마감에 유닛 구성도 다르며, 크기도 북셀프와 톨보이 중간 형태라 애매한 면이 있고, 전체적인 퀄러티도 상급기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BH-600부터 본격적인 무늬목 마감에 독일제 콘지 등이 도입된 유닛이 사용되어 원래 설계 의도에 부합되는 제품은 BH-600과 BH-1000이라 할 수 있다. 다소 어두운 음색에 풍성한 저역이 대단한 타입으로 바닥에 설치된 덕트에서 나오는 저역의 양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구사의 최대 관건이다. 150cm 대에 달하는 BH-1000의 위용은 크기만큼이나 대편성 재생 시 몸으로 감지되는 에너지감은 압권이다. 그러나 인클로저 보강면이나 재질이 허술하여 부밍으로 전달될 여지가 큰 관계로 세팅에 있어 각별한 신경을 써야한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고무발 외에 같이 들어 있는 스파이크로 교체해야함은 필수이고, 받침으로 오석 등의 추가도 고려해야 한다. 앰프 매칭은 직진성이 우수한 기종으로 어느 정도의 고출력은 보장되어야 한다. 크기나 스펙에 비해 구동은 어렵지 않은 편이나 최종 튜닝에 갈무리가 되어 있지 않음이 아쉽다. 배선재와 콘덴서에 약간만 투자해보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편으로, 인클로저에 보강재만 추가해도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가 있다. 전체적인 밸런스면에선 BH-600이 단연 우수하다. 공간이 보장되고, 약간의 개조가 손수 가능하다면 BH-1000의 스케일감 또한 버리기 아까운 덕목이다.  인켈 S9500(B)3웨이 특유의 안정적인 밸런스와 두터운 질감으로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중후한 사운드를 들려 준다. 마란츠 구형 리시버 류에 물려보면 고전음악 감상 시 기대 이상의 결과에 놀라게 된다. 어지간한 JBL 계열보다 더 나은 평가를 내리게 되는데, 하드한 장르에서 오디오적 쾌감이 부족한 면이 아쉽다. 그리고 너무 스탠더드한 디자인과 세부적인 표현력에서 역시 인켈스러운 튜닝이 만족감을 반감시키지만 가격을 생각한다면 국산 스피커 중 메인으로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물건 중에 하나임은 분명하다.  인켈 프로 시리즈국내 오디오 전성기 시절에 탄생한 역작임에 틀림없다. 사용자가 AR 취향의 빈티지파라면 국산 중에선 유일한 선택이 될 것이다. 막내 프로 8에서의 오밀조밀함도 좋고, 이것저것 신경 안 쓰게 해주는 프로 10도 나쁘지 않다. 가장 AR스러움을 원한다면 유일한 밀폐형인 프로 9도 기쁘게 해줄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단단한 저역대까지 원한다면 내부충진재 보강과 약간의 오버홀은 필수이다. 욕심을 부린 프로 12도 있지만, 상부 트위터가 온전한 것이 드물고 밸런스 면에서 부족함이 커서 추천이 망설여진다. 그리고 세월을 감안했을때 서브 이상의 욕심은 금물임을 말씀드리고 싶다. 프로 시리즈는 여러번 소개했던 관계로 이만큼만 전달하고자 한다.
태광 TSP-1000독특한 구조와 공들인 마감이 돋보이는 멋진 디자인으로 국내 오디오 역사의 말미를 장식하는 좋은 스피커이다. 오닥스제 유닛의 채용과 고·저역대 위상차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설계로 꽤 들을만한 재생력을 보여주지만 내부 네트워크 설계가 너무 부실하다. 이 부분을 손수 개조할 수 있는 분이라면 일순위로 추천하고 싶다.  롯데 LS-818가상 동축형 설계에 엄청난 무게 등 발매 당시 좋은 평가와 함께 주목받았던 스피커이다. 단단하고 반응 빠른 저역대가 인상적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중역대의 부재가 아쉬웠다. 고전음악 재생 시 다소 앞으로 맺히는 음상도 지적하고 싶지만 이것저것 여러 장르를 듣기에 이만한 국산 스피커도 드문 편이다. 이퀄라이저 등을 사용해서 적극적으로 개인 취향에 맞게 구사한다면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를 안겨주는 기종이기도 하다.  삼성 MS-1000TW발매 당시 세계 두 번째 액정 폴리머 진동판이 채용된 스피커라고 대서특필되었던 제품이다. 원래 저역대 스케일이 우수한 기종이 아니라 같이 발매되었던 하위 제품은 추천 목록에서 제외했다. 특히 피아노 재생 시 저역 해상도가 돋보이는 타입으로 양보다 질적인 면에서 맑은 저역대 만큼은 손꼽을 만하다. 크기에 비해 스케일 면에서 조금 아쉽고 고역 트위터가 손상된 제품이 많으니 구입 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풍성함보다 악기 자체의 세밀한 질감을 원한다면 가격대비 최고의 선택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외 아카펠라란 별칭이 붙은 롯데 LS-8800과 진 사운드의 혼 시스템, 그리고 구형 에어로 마스터 같은 제품도 포함시킬 수 있었으나 구입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 제외시킬 수밖에 없었다. 구할 수 없는 제품을 두고 좋다고 평가만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여간 고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롯데 파이오니아 시절 LS-1000이나 과거의 마샬 스피커 등 또한 그 우수성은 인정하지만 지금에 와서 제대로 보존된 것이 드물어 이 역시 소개할 수 없었음을 밝혀둔다.     

<Monthly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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