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액세서리 - 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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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액세서리 - 전편
  • 김기인
  • 승인 2012.06.01 00:00
  • 2012년 6월호 (47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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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인의 아날로그 기행 65
 턴테이블은 사용자가 들인 노력만큼 항상 그 소리에서 결과를 제공한다. 어떤 액세서리를 더하거나 변화시키면 그 물성이나 구조성을 소리에 반영시켜 준다. 이것이 아날로그의 취미성이고 재미다. 물론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그 음질적 변화는 전체 시스템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몰고 나가야 한다. 즉, 에지가 부정확하고 소리가 무르다면 그 반대 성향, 즉 에지를 강화하고 단단한 음 골격을 만들기 위해 액세서리가 도입되어야 한다. 턴테이블 바닥에 스파이크를 더하고, 세라믹 매트를 깔거나 유리 매트를 장착시키는 것이 맞으며, 전체 턴테이블 받침도 무겁고 중경질의 것, 즉 대리석이나 벽돌 등을 도입시키는 것이 정석이다. 


 사실 기본적으로 턴테이블 하부 받침은 무겁고 중경질의 것을 사용해 구조 바닥으로부터 쌓아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랙 위에 올려놓거나 구조가 빈약한 받침대에 세팅하면 소리가 날리거나 육중한 중·저역이 구심점이 없이 흐트러져 밀도감이 생기지 않는다. 가장 무게에 민감하고 재질의 물성이 반영되는 오디오 기기가 턴테이블이다. 또한 미세 전류를 다루기 때문에 전원 케이블이나 전원 상태에도 대단히 민감함을 알 수 있다. 필자의 실험으로 턴테이블보다 전원 케이블에 민감한 오디오 기기는 없다고 주장하고 싶다. 혹자들은 돌기만 하면 되는 모터가 왜 전원 상태에 예민하고 전원 케이블에 민감한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터의 회전 상태의 정숙도가 턴테이블의 음질에 얼마나 영향이 큰지 스스로 느껴보면 자신의 편견이 얼마나 어이없는 것이었는지 즉시 실토한다.초기 음 입구에서의 음질 손상은 전체 시스템으로는 치명적이다. 아무리 나머지 시스템이 훌륭해도 결코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오디오 시스템 액세서리 중에 가장 다양한 품목을 선보이고 있는 것도 턴테이블이다. 턴테이블의 액세서리는 전원부터 오일류, 매트류, 선재류, 스파이크 등 받침대류, 그리고 조정 기구 등 그야말로 수없이 많다.가장 일상적인 것은 스태빌라이저와 매트류인데, 스태빌라이저도 실로 다양하기 그지없는 재질과 형식으로 만들어져 상품화된 것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금속을 가공해 전체 무게로 LP 판을 압착시키는 것인데, 고무나 합성수지 등을 2중으로 접착시킨 것이 많으며, 흑단 등 나무 재질도 있는 반면, 플로팅 타입 턴테이블을 위한 조임식 경량 스태빌라이저도 있다. 


 가장 민감하게 음색을 변화시키는 턴테이블 액세서리 중에는 '아웃터링'이라 해서 내부 센터와 LP 외주부를 한꺼번에 압착시켜 전체 사운드를 차분히 해 주는 제품도 있는데, 그 소리를 들어 보면 음질 차이가 대단히 커서 놀라게 된다. 실제 완벽한 스태빌라이저는 공기 흡입식 압착 턴테이블인데, 압축 공기를 이용해 LP 판을 턴테이블 플래터에 밀착시키는 방식이지만 사용에 불편이 있고, 가격이 많이 올라가며, 고장도 잦은 편이다. 그러나 아우터링은 이와 흡사한 효과를 내면서 더 저렴하게 압착시키는 방법인데, 번거롭기로는 마찬가지다. 물론 그 소리의 변화를 한 번 맛보면 귀찮더라도 아우터링을 세팅해 듣게 된다. 턴테이블 중에는 아우터링이 아예 기본 옵션으로 들어가 있는 것도 있다. 매트류도 상당히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크릴류 등의 저공진 재질의 플래터에서는 매트를 쓰지 않고 플래터 위에 LP를 직접 세팅하는 것이 원칙이며, 금속류의 플래터에는 기본으로 매트가 장착되어 플래터 고유의 약점을 커버하도록 설계되는 것이 보통이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고무류인데, 탄성을 고려해 매우 부드러운 실리콘 재질도 있으며, 심지어 판을 올려놓으면 매트에 판이 가볍게 접착될 만큼 연성의 것도 있다. 과거 퓰턴의 경우는 플래터 위에 세팅할 때 방향까지 잡아 세팅하는 섬세함을 보인적도 있는데, 최근 들어 이 매트의 애호가가 부쩍 늘어 구하기도 힘들다. 고무 다음으로 천연 울이나 합성 섬유 등의 섬유 재질이 많은데, 이 매트류는 부드럽고 따뜻한 음색을 선호하는 마니아들에게 어울리지만 판을 들 때 딸려 올라오는 불편이 있다. 그 외에 코르크나 종이류, 가죽류의 연질 매트가 있고, 아크릴이나 유리, 세라믹, 금속 등의 중질 매트가 있는데, 각각 물성을 소리에 확실하게 반영해 부드러운 재질은 부드러운 소리가, 딱딱한 재질은 선명하고 경질의 소리가 나는 것이 보통이다. 


 유명 턴테이블인 가라드 301의 경우는 가라드 특유의 소리가 오리지널 가라드 매트의 소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주장하는 마니아도 있을 만큼 오리지널 턴테이블의 오리지널 매트는 분리해서 생각하면 안 될 정도로 설계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즉, 오리지널 매트가 없는 턴테이블은 중요한 부속이 빠진 턴테이블과 동일하다는 뜻이다.매트는 어느 제품이 좋다고 말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시스템에 보완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고 일일이 장착 후 테스트해서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다음 호에 후편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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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6월호 - 4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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