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og Voice Stri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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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og Voice Striker
  • 이승섭
  • 승인 2012.06.01 00:00
  • 2012년 6월호 (47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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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음의 완벽한 디지털 표현
 상당히 특이한 성격을 가진 포노 프리앰프가 출시되었다. 아마 이런 형태로는 세계 최초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것은 대구에 있는 일렉트로 디자인의 아날로그 보이스란 상품 시리즈 중에서 S/PDIF 디지털 동축·토스링크 출력을 가진 MM 포노 프리앰프이다. 물론 이전에도 S/PDIF 디지털 출력을 가진 포노 프리앰프가 극소수 존재했으나 레드북 CD의 규격인 16비트/44.1kHz의 디지털 출력이었다. 더구나 국산은 전무한 실정이었다. 오디오 DAC 개발에 상당한 노하우가 있는 제작자의 의도 때문인지 24비트/192kHz까지 디지털 출력이 되는 포노 프리앰프는 아마 이것이 세계 최초가 아닌가 싶다.최근 24비트/192kHz 출력을 지원하는 DAC들은 상당히 많이 출시되었지만 이러한 해상도를 가진 소스들은 많지 않다. 결국 24비트/192kHz 해상도를 가진 음원들을 구해야 고급 DAC들의 성능을 활용할 것인데, 고품질 음원을 구하려면 린, 2L, HD트랙스 등의 웹 상에서 유료로 음원을 구할 수밖에 없다. 또한 다양한 음원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금전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편이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이 포노 프리앰프의 디지털 출력을 이용해 무궁무진한 기존의 비닐(Vinyl) 레코드, 즉 LP 판들을 리핑하는 것이다. 원래 이런 목적을 가지고 개발되었기 때문인지 이 포노 프리앰프의 재생 특성은 꽤 모니터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MC 카트리지도 지원하면 좋겠지만, 너무나 다양한 MC 카트리지의 출력 전압 때문인지는 몰라도 MM 카트리지만 지원하고 있다. 대신 옵션으로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한 MC 스텝 업 트랜스를 제공한다. 테스트해 보니 승압 트랜스는 국민 MC 카트리지라 불리는 데논 103과 제일 무난한 매칭을 보이며, 상급기인 103R과는 살짝 미스매칭이다. 입력은 MM 카트리지와 일반 아날로그 AUX가 있다. AUX 단자는 최대 2V까지 입력을 지원하며, 쓸 만한 마이크 프리앰프가 있다면 AUX에 물려서 보컬 녹음을 할 수도 있다. 현재 마이크 프리앰프가 없어서 테스트해 보지는 못했다. 소스 기기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첫째 덕목은 녹음된 음향을 가감 없이 그대로 충실하게 재생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스트라이커 포노 프리앰프는 제 역할에 충실한 편이며, 너무 정직하게 재현해서 심심할 정도이다. 테스트에 사용한 음반은 클래식과 가요, 팝 등이다. 성능과 달리 개인별 호불호가 갈리는 음색에서는 좋다 나쁘다가 없고, 또 포노 프리앰프는 이런 개인별 선호도가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지인에게 부탁을 해 함께 음반을 들어 보았다. 나와 같이 음악 동호회 활동을 하는 지인은 대학 시절에 취미 활동으로 앙상블에서 비올라를 연주했고 상당한 오디오 경력과 음감이 많이 발달한 분이다. 우선 지인이 준비한 음반으로는 이미자 및 산울림의 음반, 그리고 이름 모를 독일 테너 가수 등의 음반인데, 지인의 평으로는 이 포노 앰프가 이미자를 이미자답게 울려 준다고 한다. 그리고 산울림의 음반은, 지인이 음반과 실황을 비교하기 위해 실황 공연도 직접 가보았다고 하는데, 상당히 전주가 길고 소리가 강해서 일반적인 시스템의 포노 앰프로는 듣기가 좀 괴롭다고(직접 본 실황도 마찬가지라고 함) 하는데, 이 포노 프리앰프는 꽤 참고 들어줄 만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지인이 가져온 독일 테너 가수의 음성은 상당히 잘 울려 주는 편이다. 지인이 비교 목적으로 같이 가지고 온 독일제 방송용 진공관 포노 프리앰프가 있는데, 이 물건의 가격대가 천만원을 상회한다. 이것과 견주어 그렇게 달리지 않는다 하니 스트라이커 포노 프리앰프의 가성비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알프레드 브렌델의 피아노와 클리블랜드 사중주단의 연주로 녹음된 필립스의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를 들었다. 이 음반은 상당히 녹음이 잘된 명반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구한 것은 비록 성음의 라이선스 판이지만 밸런스가 갖춰진 시스템에서 재생한다면 매료될 수 있는 녹음이다. 원래 비발디 사계에 빠져 60여 장을 모았고, 최근에는 슈베르트 송어 앨범을 연주자별, 녹음별로 10여 장을 모으고 있다. 송어는 실내악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하는 시스템에서 들어 보면 감흥이 없다. 그냥 귀에서 앵앵거리는 수준인데, 제대로 된 오디오 시스템에서는 감동이 밀려온다. 피아노 5중주는 하모니가 완벽한 현악 사중주단에 뛰어난 피아노 연주자를 섭외해서 녹음을 한다. 오디오 시스템에서, 활로 긁지 않는, 타건하는 현악기라고 할 수 있는, 피아노 소리의 깊이 있고, 생생하고, 영롱한 여운을 재생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또 나머지 현악 사중주도 하모니 속에서 서로 뒤질세라 치열하게 연주한다. 콘트라베이스의 몸을 관통하는 저음, 첼로의 편안함, 바이올린의 애절한 표현, 그런데 제일 묻혀서 듣기 힘든 것이 비올라의 화음이다. 그래서 나는 슈베르트의 송어 연주를 포노 프리앰프의 테스트 음반으로 종종 사용한다. 각각의 악기 연주가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도 각각의 소리를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스트라이커 포노 프리앰프로 재생한 슈베르트 송어 연주는 어떠냐고? 직접 들어 보시라.두 번째로 들은 것은 예후디 메뉴힌과 빌헬름 켐프가 연주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F장조 봄 2악장, 애절한 바이올린의 맛이 일품이다. 역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밸런스가 잡혀서 듣기 좋다. 제대로 된 포노 프리앰프만이 밸런스 잡힌 소리를 들려준다. 피아노가 앞선다든지 바이올린이 앞선다든지 하면 제대로 된 소리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들은 것은 이제는 거물이 되어 버린 플라시도 도밍고와 요절한 존 덴버가 불렀던 'Perhaps Love'. 이 곡을 들어 보니 옛 추억이 생각난다. 6V6 진공관 앰프와 동사의 DT-모노블록에 물려서 청취했는데, 아날로그적인 맛이 일품이다. 6V6보다 DT-모노블록에 물린 소리가 더 아날로그적으로 들린다.제작자의 말을 빌리면, 일반적으로 RIAA 커브를 재현하기 위해 정밀한 수치 해석 계산을 하고, 이 값을 맞추기 위해 저항과 커패시터를 사용하는데, 저항은 1% 오차의 저항을 쉽게 구할 수 있으나 커패시터는 큰 오차가 있으므로 RIAA 커브의 계산에 정확히 맞도록 수백 개의 커패시터 중에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골라서 맞추었다고 한다. 그리고 주의할 점이 있는데, 아날로그 출력단이나 포노의 입력단에서 케이블 교체로 음색을 조절하기도 하는데, 스트라이커 포노 프리앰프의 경우에는 특이하게도 RF 전용 RG-58 동축 케이블로 연결해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난다. 실제로 다른 일반 RCA 케이블을 연결해서 청취해 보니 심하게 어긋난 소리가 났다. 케이블의 분포 용량을 정밀 계측기로 측정해서 만든 결과라고 한다. 비싼 케이블이 필요 없어서 좋긴 한데, 케이블 바꿈질하는 재미가 없어졌다. 비교적 저가인 '6Fire'라는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연결해서 김광석과 동물원의 LP를 녹음해 보니 상당히 좋은 음질을 들려준다. 다만 스트라이커는 광 및 동축 출력 모두 192kHz를 지원하지만, 6Fire의 광 입력은 96kHz까지만 지원되어서 아쉬웠고, 그리고 6Fire에 이 포노 프리앰프의 아날로그 출력단을 물려서 녹음한 것이 훨씬 음질이 좋았다. 이 제조사의 ALLDAC는 1년 가까운 튜닝 시간을 소비했지만 이 포노 프리앰프는 제작자가 1주일 만에 기획·제작·완성되었는데, 재생 음의 수준이 상당하다고 해서 1구에 스트라이크라고 'Striker'로 명명되었다고 한다.   

 제조원 일렉트로디자인 (053)604-3904가격 60만원출력 레벨 2V디지털 출력 Optical, Coaxial   크기(WHD) 13×6.7×21.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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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6월호 - 4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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