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mingway Ultimate MK3 RCA C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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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mingway Ultimate MK3 RCA Cable
  • 김남
  • 승인 2012.06.01 00:00
  • 2012년 6월호 (47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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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친 소리를 단번에 펼쳐내다
 이 글을 읽어 보신 분들은 혹시 다음의 실험을 한 번 해 보셨으면 한다.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연주반으로 텔락 레이블의 음반을 가지고 있는데, 서곡 재생 중 약간 지나면 총주의 소절이 나온다. 전 악기가 합쳐지는데 이 대목이 되면 대부분의 시스템들은 총합주의 일사분란보다는 소리가 전체적으로 뭉쳐지는데 귀를 찌푸리게(?) 된다. 그 농도의 강약이 다를지언정 어떤 시스템도 대동소이해 항상 녹음 기술의 조악함이 이 정도인가를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어떤 방송 엔지니어에게 우리나라 기술 중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가 뭔지를 물었더니 서슴지 않고 녹음이라고 들었던 적이 있다. 기술적으로 낙후했고 또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장래성이 가장 높은 분야가 녹음이라고 말하는데, 그 이유를 알게 해 주는 곡인 것이다.개인적으로 그 곡을 테스트 곡으로 항상 쓰고 있는 터이지만 아주 항아리 굴러가는 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아니면 좀 작은 화분들이 굴러가는 것인가의 차이뿐이지 그 녹음의 실체는 지금까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있을 뿐이다. 마침 헤밍웨이에서 한참 튜닝 중인 파워 코드를 들어 보고 있던 차에 본 시청기가 겹으로 들어 왔다. 처음 몇 곡을 들어 보고 윌리엄 텔에 이르자 놀라운 소리가 들려 왔다. 지금까지 들었던 총합주의 두루뭉술한 소리와는 전혀 다른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교향악단의 소리가 아니라 마치 소규모 실내악단 연주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그런 빗살 같은 해상력으로 머리칼이 바람에 날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내 시스템은 3극관의 크론질라이고, 프리앰프도 괜찮은 해상력이고, 스피커도 풀레인지이지만 대음량이 아닌 한 그 역시 비교적 해상력이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 3할 정도는 좀 애매하게 뭉쳐진 소리, 그래서 음의 외곽만이 굴러 가는 정도였는데, 거의 8, 9할이 질서정연하게 펼쳐지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내 시스템뿐 아니다. 그동안 숱하게 들었던 다른 고급 시스템에서도 이 부분은 어김없이 동일한 느낌뿐이었는데, 대체 케이블이 달라져서 이런 맛이 난다는 것은 상상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이 2개의 케이블을 동시에 쓰면 너무 해상력이 좋아서 때로는 소리가 낱낱이 부서져 가루 같은 것이 날리는 듯한 맛이 나기도 한다. 경이로운 체험이다.근자에 헤밍웨이는 지금까지 써 오던 금선의 선재를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차이 같은 것일까? 금속 선재의 교체만으로 이런 효과가 나온다는 것은 실로 경이로운 경지라고 할 만하다.파워 코드를 원래대로 교체하고 인터 케이블만을 다시 들었을 때의 맛은 다음과 같다. 헤밍웨이의 종래 선재는 미성을 내주기보다는 섬세하고 넓어진 음장감, 밀도와 파워감 등에서 두드러지는 특성을 보여 줬다고 생각하는데, 본 시청기는 진득한 밀도와 함께 아름답기 짝이 없다. 여성악을 들으면 그 매끄러우면서도 호소하는 감촉이 너무도 좋은 것이다. 이 매끄러움은 여성악뿐 아니다. 모든 곡에서 동일하다. 다소 날카로워서 갈라지는 곡에서도 그 틈새를 절묘하게 메우면서 밀도가 충만해 지는데, 그러면서도 청결감과 음폭의 넘나드는 것이 절묘해진다. 아무래도 헤밍웨이의 제품으로는 가장 플래그십 제품인 얼티메이트 급이기 때문에 이런 향취가 나오는 것일까?금장의 손잡이 부분을 비롯해 보기만 해도 고품위 제품이라는 인상이 역력한데, 마치 소리를 피아노 래커처럼 만들어 놓았다면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다. 소리가 너무 달콤하면 처음에는 매력을 느끼다가도 싫증을 내기가 쉽다. 프림과 설탕을 담뿍 넣은 커피를 좋아하지만 2번째에도 그런 커피를 마시게 되면 입안에 프림의 진득한 맛이 남아서 불쾌해지기도 하는데, 이 시청기는 맛깔스러우면서도 너무나 청결하고 해상력도 뛰어나니 이것이 바로 기품과 매혹의 향취 같은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들어 본 인터 케이블로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최고의 수준이다. 

 제조원 (주)시그마와이어랩 (02)508-4664가격 1,240만원(1.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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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6월호 - 4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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