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에츠(Koetsu) 실버 크레드 카트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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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에츠(Koetsu) 실버 크레드 카트리지
  • 김기인
  • 승인 2012.05.01 00:00
  • 2012년 5월호 (47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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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인의 아날로그 기행 64
 세계적으로 LP 시장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젠 국내 아이돌 그룹마저 CD와 함께 LP를 발매하겠다는 것이 추세다. 젊은 층에서도 LP에 대한 호응도가 괄목할 만한 증가 추세의 일로에 놓여 있는 것이다. LP, 즉 아날로그 사운드는 그 자체의 독특한 음색을 지니고 있다. 디지털이 따라올 수 없는 자연스러움과 음악성이라는 음질적 매력뿐 아니라 카피할 수 없는 사운드 소스라는 상업적 매력까지 겹쳐 매년 일취월장 마니아 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젠 필수로 포노 EQ가 내장되는 것이 프리앰프의 강세이며, 소비자들도 이 점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날로그 사운드를 즐기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 바로 턴테이블이다. 턴테이블의 경우 비교적 다양하게 구형 빈티지와 신제품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데, 빈티지의 경우도 큰 무리 없이 원래 성능이 보장된다. 이상이 있더라도 거의 100% 수리 가능해 오히려 최고의 성능을 추구하는 마니아들의 경우 빈티지 턴테이블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높아진다. 특히 아날로그 시절의 프로용 턴테이블의 경우는 그 내구성이나 성능 면에서 현대의 턴테이블이 감히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탁월하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해 사용자가 많고 인기도 높다. 또한 톤암의 경우도 오히려 구형이 인기를 끌어 선호도가 높은데, 구형 카트리지의 구수하고 자연스러운 음색을 살리고 그 시대의 깊은 아날로그 사운드 정수를 즐기고자 하는 마니아들의 관심 때문이다.턴테이블이나 톤암, 카트리지, 심지어 포노 라인까지 각 시대별 음질 특색이 확연히 구분된다. 빈티지의 경우 음색과 자연스러운 사실성에 근거해 아날로그 소스를 구성했다면, 현대 아날로그 소스는 투명도, 해상력, 다이내믹 레인지, 채널 분리도 등에 신경을 쓰는 형편인데, 상대적으로 음악성과 자연스러움이 약한 경향이다. 즉, 투명도나 해상력, 다이내믹 레인지가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자연스러움과 음악성 등 아날로그적 친근감이 부족해진다. 최근의 카트리지 중에는 다이내믹 레인지가 100dB를 넘어 거의 디지털 사운드의 다이내믹 레인지에 육박하고, 채널 분리도도 45dB 이상, 주파수 특성은 10-100,000Hz를 넘는 초 광대역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어 새로운 아날로그 사운드 시대를 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카트리지를 만드는 장본인들이 이미 노쇠해 거의 장인의 맥을 잇지 못할 실정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그까짓 카트리지 하겠지만 카트리지야 말로 거의 수공품으로 장인의 손맛이 담겨 있지 않으면 그 음악적 뉘앙스가 떨어진다는 것이 세간의 평이다. 


 세계 최고급 카트리지의 반열에 든 것 중에는 특히 일본 제품이 많다. 그만큼 일본인들이 섬세하고 장인 정신이 투철하기 때문인데, 이제는 그 장인들의 손을 이을 후속 장인들이 아직 태동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미 제작자들이 연세가 들어 더이상 섬세한 카트리지를 제조하지 못할 형편이라는 것이다. 필자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소식인데, 아날로그 마니아로서 명품 카트리지의 명맥이 꾸준히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카트리지의 명장은 스가노(고에츠), 키세키, 미야비라 말할 수 있다. 특히 고에츠는 세계적으로 마니아 층이 두껍고, 미국 내에서의 열광, 특히 재즈 마니아들의 열광은 가히 대단하다 말할 수 있다. 고에츠 카트리지를 최적화하기 위해 NASA의 공학 박사인 닥터 코터가 코터 트랜스를 제작할 만큼 그들의 고에츠에 대한 열풍은 대단하다. 현재 일대 창시자인 스가노 옹의 뒤를 이어 아들이 카트리지를 만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초기 완성도를 유지하고 있다. 고에츠의 최고 레퍼런스 카트리지 몸체는 'Stone', 즉 보석에 가까운 고강성 옥을 사용한다. 오닉스(Onyx), 제이드(Jade) 등이 그것이며, 그 하부 라인에 소위 일본 특유의 옻칠을 나무 바디에 입힌 우루시(Urushi) 라인과 로즈우드(Rosewood) 라인이 있고, 엔트리 모델에 알루미늄 바디를 사용하는 블랙(Black) 시리즈가 있다. 각 라인에는 캔틸레버를 다이아몬드로 채용한 다이아몬드 캔틸레버의 스페셜 버전이 있고, 일반 버전에는 모두 보론 캔틸레버를 장착시킨다. 


 실버 크레드는 엔트리 넘버의 바디를 사용하고, 실버 크레드 선(은 파이프에 동을 압착시켜 만든 코일)을 사용해 코일을 감아 가격은 낮지만 성능은 상급기의 모델에 육박하는 스페셜 버전이다. 바디는 블랙과 동일하고, 다만 뒤 단자가 블랙이 골드인데 반해 실버로 마감되어 있다. 예의 우아하고 단아한 고에츠의 일반적 사운드에 약간의 고역 개선감이 추가되어 뻗침과 질감이 좋다. 재즈의 통 굵은 보컬이나 오케스트라의 다이내믹한 음역, 그리고 실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임장감과 부드러운 질감이 감상자에게 어필된다. 코터 트랜스에 물리면 자체 고에츠 트랜스보다 우아하고 자연스럽다. 특히 알텍처럼 강한 혼 스피커에는 더욱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명품 카트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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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5월호 - 4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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