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L Studio 590
상태바
JBL Studio 590
  • 나병욱
  • 승인 2012.05.01 00:00
  • 2012년 5월호 (478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튜디오 시리즈의 정점, 그 매력의 음
 오랜 세월 동안 오디오 마니아를 자처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을 꼽으라면 서슴없이 JBL 스피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디오를 시작할 때도 JBL 스피커에 반해 청계천 오디오 숍을 들락거렸고, 이후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모니터 스피커를 한없이 동경하면서 담 넘어 예쁜 아가씨를 훔쳐보려고 어슬렁거리는 노총각처럼 당시 충무로 고급 오디오 숍의 창밖을 서성거렸다. 그러다 주인과 눈이라도 마주치게 되면 고개를 돌려 도망치듯 피하기도 했는데, 오를 수 없는 나무처럼 JBL 모니터 스피커 4344의 값은 어릴 적 앞산만큼 크고 하늘만큼 높다고 느껴졌다. 90년도부터 필자는 프로 음향에 종사하게 되는데, 그때부터 취급한 JBL의 스피커 유닛이나, 스피커 시스템의 분량은 대형 트럭으로 몇 트럭은 족히 되고도 남을 것 같다. 당연히 JBL 스피커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관계가 맺어진 것이라 하겠다. 본지 3월호에서 필자는 JBL 스튜디오 570 스피커를 시청하며 감상에 젖기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스튜디오 5시리즈의 맏형 격인 스튜디오 590을 만나게 되었다. 스튜디오 570이나 580과 같은 플로어 스탠딩 타입의 베이스 리플렉스형으로, 채용된 유닛의 구경만 다를 뿐 모양새나 설계 철학은 동일하다. 590은 2.5웨이 3유닛으로 설계되었으며, 역시 JBL만의 오랜 전통에 모던한 신기술들을 대거 반영하여 품격 있는 고급 음향을 실현하기 위해 제작된 시스템이란다. 하여 드라이버와 혼 특유의 리얼리티가 높은 음으로 아주 선명한 음장과 탁월한 공간 장악 능력이 특징이다. 스튜디오 590은 20cm 구경의 우퍼가 2발 채용되고 있는데, 펄프 콘을 기반으로 폴리머 코팅 파이버 셀룰로오스 진동판에 큼직한 페라이트 마그넷을 채용하고 있다. 막강한 자기회로에는 T형 폴피스에 플럭스, 스태빌라이저, 링 등을 조합한 SFG 자기회로를 채용하고 있다. 고역을 담당하는 2.5cm 구경 2414H 네오디뮴 컴프레션 드라이버는 테오넥스 다이어프램을 채용하고 대형 네오디뮴 링 마그넷을 사용, 강력한 자기회로를 가져 풍부한 표현력과 에너지감은 물론 부드럽고 매끄러운 음이 특징이다. 인클로저의 재질은 강성과 질량이 높은 1.9cm MDF를 사용, 브레이싱과 적절한 흡음성을 높이고 통 울림에도 적극 대응한다. 또한 내부에서 발생하는 정재파에 대응하기 위해 상판을 경사지게 만들고, 사이드 패널 뒤쪽으로 사다리꼴로 제작했다. 상호 간섭이 발생할 수 있는 패시브 네트워크는 저역 회로와 중·고역 회로를 별도의 기판에 배치,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금도금된 스피커 단자는 2조로 설계해 바이와이어링이 가능하고, 불필요한 통풍 소리를 방지하고 자연스러운 베이스 리플렉스를 발휘하기 위해 포트 내·외에 플레어를 붙인 테이퍼드 베이스 포트를 후면에 장착하고 있다. 또한 저역의 댐핑 컨트롤이 가능하도록 컨트롤 패드도 함께 따라온다. 큰 키를 안전하게 받치고, 진동에 대응하기 위해 밑면보다 조금 크게 설계한 받침대에 고무발과 스파이크가 준비되어 있다. 


 570 때도 설명했지만 역시 재미있는 그릴은 스튜디오 590 스피커 시스템에서도 마찬가지다. 버티컬 혼 상단의 곡선을 하부 벽으로 사용하게 설계하여, 그릴을 떼어낼 때는 제공된 별도의 패널을 부착해야 원래의 혼 제 모습을 완성시킬 수가 있다. 스튜디오 5시리즈의 맏형님답게 스튜디오 570에서 느꼈던 아담하고 귀여운 모습과는 달리 당당한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시청에는 매킨토시 프리·파워가 함께 했다. 이런저런 CD들을 들으며 워밍업시킨 다음 정명훈이 지휘하고 안나 마리아 마르티네즈 메조소프라노와 플라시도 도밍고가 열창한 미사탱고를 들어본다. 여리게 울리는 팀파니와 저음으로 깔리는 첫 선율부터 이곡의 분위기는 잘 표현된다. 이어서 합창은 새벽 안개가 호수를 덮어가듯 서서히 리스닝룸을 채워가며 긴장감을 조성하는데, 맑고 깨끗한 반도네온의 선율이 에어컨의 찬바람처럼 분위기를 바꾸어간다. 사운드의 무게 중심이 잘 잡혀 있어 안정감이 좋으며 음들이 시원하게 쭉쭉 뻗어 나간다. 합창은 리스닝룸을 목소리로 꽉 채우고 남성들의 목소리와 첼로, 콘트라베이스의 음에 힘이 충분히 실린다. 내한공연 때 들어보았던 도밍고의 톤 컬러도 현장에서 들었던 그대로인 듯하다. 모니터 스피커라서 일까? 아름답게 만들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스피디하며 내추럴하게 그려낸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니 하트만과 존 콜트레인이 연주한 'My One and Only Love'에서 탄력적인 콜트레인의 테너 톤은 여기서도 잘 그려내고 눈을 감고 감성에 흠뻑 젖어 있는 듯한 모습을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스네어에서 발생하는 브러시 워크의 디테일함도 콘트라베이스와 기본적인 리듬에 충실하고 저음이 매력인 하트만의 보컬은 가슴에 파고드는 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재즈적인 분위기가 특히 좋으며 리얼함과 연주자들의 특징을 잘 표현해주는 사운드는 현대적인 디자인과 함께 동거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_글 나병욱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가격 264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20cm PolyPlas, 트위터 2.5cm 컴프레션 드라이버 재생주파수대역 35Hz-40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5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92dB  권장 앰프 출력 250W 크기(WHD) 32.2×126.3×41.3cm  무게 31.5kg  
478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2년 5월호 - 478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