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을 두드릴 때엔 천둥이 치는 듯하며, 일렉트릭 기타의
폭발음은 공간을 여지없이 가른다. 반응이 빠르고, 다이내믹스가 크며, 
디테일이 풍부하다. 바로 와이파이로! 더욱이 이번 시청은 본 기의 실력 
일부만을 맛봤을 뿐이다. 과연 오디오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구나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자, 한 번 퀴즈를 내보자. 아마 노트북에 아이튠즈를 깔아서 음악을 즐기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된다. 필자 또한 100GB가 넘는 용량의 음원을 보유 중으로, 가끔 원고를 쓸 때 요긴하게 BGM으로 듣고 있다. 과연 그 정도에서 그치는 것일까? 기껏해야 PC 파이 정도의 쓰임새로 끝인가? 만일 아이튠즈를 이용해 하이엔드의 음을 들을 수 있다면, 모두가 비웃을 것이다. 거기에 수백만원짜리 케이블도 아닌, 그냥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말이다. 어찌 보면 거저 하이엔드를 해보겠다는 것인데, 이 말도 안 되는 일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 바로 프랑스산 드비알레(Devialet)의 디-프리미어(D-Premier)라는 앰프를 통해서 말이다.사실 디-프리미어를 앰프로 부르기엔 뭐한 감이 있다.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골고루 갖추고 있으면서(심지어 디자인도 빼어나다!), 다양한 확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척 들여놓고 사용한다고 해도 좋지만, 수많은 기능을 어느 정도 숙지한 후, 자기 스타일에 맞게 조정한다면 그 값어치는 몇 배나 더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드비알레의 홈페이지에 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여기서 제안하는 다양한 옵션을 일일이 선택한 후, 그 내용을 SD 카드에 담는다. 그 다음, 이 카드를 디-프리미어에 꽂으면, 그 내용에 맞게 작동하는 것이다. 사용법이 지극히 간단해서, 한 번 시범만 보이면 누구나 쓸 수 있다.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그런데 이 얇은 기기는 만듦새부터 심상치 않다. 일단 섀시를 보면, 하나의 몸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안에 기판을 촘촘히 박은 식이다. 상당히 까다로운 공정으로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일종의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증폭 방식의 혼합으로, 쉽게 말해 클래스 A와 D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것이다. 이 아이디어를 처음 낸 것은 2004년의 일로, 그 후 4년간의 연구를 통해 이 놀라운 하이브리드가 탄생한 것이다. 따라서 스펙상 240W로 표기되는 출력은, 그냥 재미없는 클래스D의 음이 결코 아니다. 이를 동사는 ADH라 부르는데, 여태 수많은 앰프를 만났어도 이런 방식이 없어서 당황스럽기만 하다.


 자체 내에 내장된 DAC의 기능도 놀랍다. 24비트/192kHz 스펙의 DAC가 포함되는 바, 특히 와이파이로 들어온 신호를 스스로 클록킹해서 지터를 확 줄여버린 후 업샘플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나중에 시청평에서 밝히겠지만, 아이튠즈에서 보낸 신호를 이토록 자연스럽고, 풍부한 음원으로 격상시킨 것은 본 기를 만나기 전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이런 마술과 같은 일이 가능한 것이 바로 본 기인 것이다.아무튼 이런 하이브리드, 열린 사고는 앰프 뒷면에 나 있는 입력 단자의 쓰임새에서도 알 수 있다. 이것은 그 하나하나를 디지털 입력단으로 쓸 수 있고, 두 개씩 모아서 RCA 아날로그 입력단으로 만들 수도 있다. 또 포노단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서, 이 경우 세팅에 따라 MM 혹은 MC까지 가능하다. 세상에 뭐 그런 일이 다 있을 수 있냐 싶지만, 확실히 세상은 바뀌었고, 그 첨단의 기술을 능수능란하게 요리한 본 기의 존재는 단연코 빼어나다.사실 본 기의 다양한 기능을 소개하자면 어지간한 논문 분량이 필요하고, 배울 점도 너무나 많다. 이 짧은 지면에 다 소개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결국 음질에 대한 부분에 신경이 갈 수밖에 없는데, 이 대목에서 가장 감동했다고 말하고 싶다. 이번 시청에 도입한 것은 비비드 오디오의 G2라는 스피커로, 이를 위해 본 기를 모노럴로 전환, 두 대를 이용했다. 그 경우 출력은 400W가 된다. 당연히 G2를 완전 장악해서 울리는데, 그 빠른 스피드와 해상도, 다이내믹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제 클래스A가 어떻게 B가 어떻고 하는 일이 얼마나 의미가 없는지 절실히 깨닫는 순간인 것이다.노트북에 담은 핑크 플로이드의 'Goodbye Blue Sky'를 보자. 거침없이 쏟아지는 특수 효과음에 환각적인 코러스, 주문을 건 듯한 기타 반주가 이어지다 메인 보컬이 나온다. 일단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대형 화면에서 음이 쏟아지는 듯하며, 밀도감도 높다. FLAC 파일을 변형해서 아이튠즈로 듣는다고 하나, 어쨌든 와이파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밀도감이라니?드라마틱한 구성이 돋보이는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Private Investigation'을 듣는다. 피아노의 나직한 반주 위에 어쿠스틱 기타의 솔로가 기분 좋게 나온다. 그 후 점차 분위기가 긴박해지면서 거친 기타의 어택이며 몽환적인 신디사이저의 이펙트 음이 이어지는데, 그 과정이 지극히 자연스럽다. 드럼을 두드릴 때엔 천둥이 치는 듯하며, 일렉트릭 기타의 폭발음은 공간을 여지없이 가른다. 반응이 빠르고, 다이내믹스가 크며, 디테일이 풍부하다. 바로 와이파이로! 더욱이 이번 시청은 본 기의 실력 일부만을 맛봤을 뿐이다. 과연 오디오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구나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02)926-9085가격 2,500만원  실효 출력 240W  D/A컨버터 PCM1792 24비트/192kHz  THD+N 0.001%S/N비 130dB  출력 임피던스 0.001Ω 이하  크기(WHD) 40×4.4×40cm  무게 6.9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