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vane Audio WE30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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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vane Audio WE300B
  • 장현태
  • 승인 2012.04.01 00:00
  • 2012년 4월호 (47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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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300B 사운드에 가장 근접한 주목의 진공관
 WE300B 출력관은 100년이 넘는 오디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진공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인기의 비결은 다양하지만, 가장 핵심은 웨스턴 일렉트릭의 독보적인 기술과 노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작은 군용 워키토키용을 목적으로 제작되었지만, 오히려 하이파이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성능으로 알려지면서 당시 RCA의 2A3과 함께 많은 인기를 누렸으며, 지금도 가장 이상적인 300B 출력관으로 손꼽힌다. 그만큼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빼어난 음악성과 화려한 고역의 울림이 있기에 절대적인 인지도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필자의 경우 빈티지 오디오와 자작을 하던 시절부터 줄곧 300B에 관심을 가져 전 세계 모든 300B를 다 들어보았을 만큼 개인적으로도 높은 관심이 있는 출력관이기도 한데, 지금까지 1930년대 오리지널 WE300A를 비롯하여 가장 전성기로 거론되었던 1960년대 WE300B 올드관까지 들어보았는데, 세월이 지난 지금도 WE300B 올드관의 매력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1990년대 초부터 복각으로 재생산되었던 WE300B의 경우도 올드관과는 다른 피아노의 음색과 고역의 하모닉 성분은 차이가 있지만, WE사 300B만이 줄 수 있는 고유의 사운드는 만족스러웠다. 특히, 진공관의 특수성 탓에 제조 공정 조건에 따른 품질과 성능의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으며, 유난히 WE300B의 경우는 년도에 따른 사운드의 차이가 이슈가 될 정도로 작은 변화에도 화두가 되는 출력관이기도 하다. WE300B를 이야기하거나 리뷰를 할 때면 유난히 서두가 길어지는데, 이번에 새롭게 전달받은 리뷰 제품이 바로 푸스반느의 WE300B이기 때문이다. 기대되는 제품이다. WE사가 미국에서의 환경오염 규제로 자국에서의 WE300B를 단종시키고, 더 이상의 복각을 재생산하지 않는다고 결정함에 따라, 이에 대안을 찾기 위해 진공관 브랜드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소재와 제조 공정에 대한 관리를 통해 오리지널 WE300B의 사운드와 설계 기법을 활용한 출력관이 등장하고 있는데, 푸스반느 WE300B도 여기에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푸스반느는 중국 슈광의 하이엔드 진공관 브랜드로 출발하여, 2010년 이후 완전 독립한 별도 브랜드인데, 특히 모기업인 슈광은 1958년 설립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로 그들의 제품은 오래 전부터 골드드래곤, 빌링턴 골드 등으로 선별관을 OEM 진행했던 만큼 중국 브랜드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참고로 현재 전 세계의 진공관은 러시아와 중국이 대부분 공급하고, 체코에서 일부 생산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 중국 브랜드는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푸스반느는 현재 T, 하이파이, WE의 3가지 라인업으로 진공관이 분류되어 있는데, T 시리즈는 2010년부터 생산한 모델로 외관이 블랙으로 처리되어 있는 하이엔드 제품군이고, 하이파이 시리즈는 기존의 슈광 모델과 같은 제품 기준이다. 그리고 WE 시리즈는 동사가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라인업으로, WE 진공관을 복각하고 있는데, 이 시리즈의 첫 모델이 이번 리뷰에서 소개하는 WE300B이다. 100% 복각 이념으로 재료에서 스크루까지 '오리지널 카피'이고, 이를 위해 영국과 일본 엔지니어가 참여하여 사운드를 완성했다고 한다. 내부 구조와 외관 형태 등은 오리지널 관과 거의 유사하게 제작되었으며, 그들의 홈페이지 소개를 보면 내부 구조와 소재는 1960년대 WE300B에 최대한 접근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운드로 얼마나 WE300B 오리지널 관에 접근되었는지가 가장 궁금하다. 리뷰 전 시간이 부족하여 충분한 에이징이 안 되었던 점을 고려하여, 이번 리뷰에서는 대편성보다는 실내악과 여성 보컬을 중심으로 시청이 이루어졌다. 


 우선, 여성 보컬 곡은 영국의 국민가수 아델의 'Make You Feel My Love'를 들어 보았는데, 첫 느낌은 보컬이 적극적으로 표출해 내는 타입으로 오리지널의 중후한 맛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긴 하지만, 고역의 밀도감과 길지 않는 배음은 1990년대 초 복각 WE의 사운드에 접근되어 있다. 다음 곡은 글렌 굴드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었는데, 피아노의 음폭이 넓고, 음의 느긋하면서 건반의 명료도는 강조되어 있으며, 고역 하모닉이 많지 않아 불필요한 고역의 혼탁함은 없으며, 허밍과 건반 터치의 디테일은 잘 표현되어 있다. 올드관의 느낌을 피아노에서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밀스타인의 바이올린은 고역의 화려함을 강조하기보다는 단아하고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으며, 바이올린의 통 울림이 적절하며, 밀스타인의 기교적인 연주 스타일이 밴 자연스러운 연주로 들려주었다. 캐서린 배틀이 부른 헨델의 '빛나는 세라핌'을 들어보았는데, 피아노와 바이올린과 달리 화려한 성향이 잘 반영되어 들리는데, 중역대의 밸런스는 1990년대 초 WE300B를 닮아 있다. 특히, 이 곡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프라노 고역의 연결 음에서 특유의 WE300B만의 하울링 스타일을 느낄 수 있었다. 전체적인 관의 사운드 특성은 1960년대 올드 WE300B와 1990년대 복각관의 성향이 공존하는 느낌이다. 특히, 피아노에 대한 만족도가 높으며, 에이징이 아직은 많이 되지 않은 탓은 있겠지만, 재생음의 잔향과 하모닉 성분이 WE 올드관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기존의 중국과 러시아에서 생산하거나 선별하여 OEM한 300B들과는 사운드가 완전히 차별화 되어 가장 WE300B 사운드에 근접한 성향을 들려주었다. 새로운 진공관 브랜드의 국내 소개는 진공관을 즐겨 듣는 오디오파일로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 특히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던 300B를, 그것도 WE300B를 복각한 출력관의 등장은 WE 오리지널 관을 대체할 300B 출력관의 대안으로 접근이 가능하며, 앞으로 해외에서의 평가와 기존 WE300B 사용자들의 다양한 시청기들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싶다. 끝으로 러시아, 체코, 중국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는 진공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요가 줄어들어 생산 업체들의 새로운 개발과 연구를 기대하기 쉽진 않은데, 푸스반느의 새로운 WE 시리즈의 도전은 이런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앞으로 푸스반느에서 출시하는 다양한 종류의 WE 복각 시리즈를 더욱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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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4월호 -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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