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C.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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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2.04.01 00:00
  • 2012년 4월호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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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Carlos Candeias Isa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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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에 자리한 거대하고 둥근 미터 표시기 양쪽으로 역시 큼지막한 노브 두 개가 설치된 포름. 한 번 보면 결코 잊혀지지 않는 강력한 디자인이다. 상당히 모던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클래시컬한 느낌도 간직하고 있다. 더구나 알루미늄으로 곱게 처리된 외관은 살짝 손을 대면 가벼운 탄성이 나올 정도로 고급스럽다. 그 후에 가격표를 보면 더욱 놀라게 된다. 이번에 만난 분은 신진 브랜드 BMC를 총괄하는 카를로스 칸데이아스 씨이다. 솔직히 말하면 여태껏 만난 오디오계 인사 중에 가장 머리가 좋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일렉트로닉스나 오디오에 관한 지식뿐 아니라, 무려 6개 국어를 하는 재능에 사통팔달 모르는 게 없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한 인터뷰였지만, 결국 음식, 여행, 세계사 등을 아우르는 흥미로운 대담이 되고 말았다. 그 내용을 이 짧은 지면에 다 담을 수 없어서 유감이다. 어쨌든 BMC는 이 다재다능한 분에 의해 운영되는 한편, 모듈 디자인을 채택해 고도로 응축된 하이 퍼포먼스를 지향한다. 게다가 설계 이념이 근본적으로 달라, 이 또한 많은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아낼 듯하다. 무엇보다 빠르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와이드 레인지한 음을 들으면, 확실히 새로운 개념의 오디오가 정립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번에 가진 소중한 만남을 간단하게 정리해본다.    

우선 이렇게 만나서 반갑습니다. 지난 번 CES 때 만나서 인사한 기억이 나는군요.  네. 반갑습니다. 저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름을 보니 좀 복잡합니다. 스페인 사람 같기도 한데, 출생지는 독일이라면서요? 영어도 상당히 잘 하시고요. 대체 몇 개 국어를 하십니까? 총 6개 국어를 합니다. 독일어, 스페인어뿐 아니라 포르투갈, 영어, 불어, 중국어 등을 다 합니다.   

굳이 오디오 사업을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겠군요. 그럼 우선 왜 스페인 분이 독일에서 출생했는지부터 말씀해주시죠. 
저희 부친께서는 의사였습니다. 그런데 1970년대 중반까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정치 상황이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각각 프랑코와 살라자르에 의해 독재가 자행되었으니까요. 그래서 우연한 기회에 독일로 가게 되었답니다. 참고로 저희 집안엔 의사가 많습니다. 저희 큰 형도 의사고, 누이도 정신과 의사입니다. 제 동생은 스페인에서 지휘도 하고 또 연기도 하다가 이번에 저희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죠.  

그럼 칸데이아스 씨는 언제부터 음악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까?  어릴 적부터 클래식을 공부했습니다.
제 전공은 노래입니다. 덕분에 카라얀과 두 번 공연도 했습니다. 한 번은 라디오 콘서트였고, 또 한 번은 정식 공연이었습니다. 그 외에 합창단에 끼어서 말러의 교향곡이나 크리스마스 캐럴 등을 교회에서 녹음한 적도 있습니다. 원래 저는 지휘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독일에서 클래식 음악으로 뭔가를 성취한다는 일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저의 테크니컬한 기반을 살리자, 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럼 오디오 쪽에는 어떤 인연을 쌓았는지 말씀해주시죠. 
어릴 적부터 기기에 흥미가 많아 6살 때부터 테이프 레코더에 녹음을 시작했답니다. 그러다 8살 때부터 스피커를 만들게 되었고, 점차 오디오에 매료되어 갔습니다. 마침 이웃에 지멘스에 다니는 분이 있어서 이 분을 통해 엔지니어링과 음악을 배웠습니다. 덕분에 16살 때부터는 스스로 스피커며 앰프 등을 만들게 되었죠. 18살 때 처음 CD를 듣고는, CD 플레이어의 회로를 바꿔서 들은 기억도 납니다. 이때가 1985년 무렵인데, 하이엔드 CD 플레이어라는 개념이 아예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참 이력이 대단하군요. 정식으로 오디오 산업 쪽에 몸을 담은 시기는 언제쯤인가요? 대학에 들어와서 학비도 마련할 겸 해서 회사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칸데이아스 오디오 컴퍼니라는 이름으로 해서, CD 플레이어를 업그레이드하거나, DAC 부분을 개량해주거나, 프리 및 파워 앰프를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대학에서의 전공은?
전자 공학입니다. 베를린 공과 대학에서 공부했죠. 참고로 저희 가족이 사는 곳도 베를린이고, 현재 제 집도 베를린에 있습니다. 아무튼 그러다가 1994년에 베를린에서 열린 IFA 쇼에 출전합니다. 이때 일본에서 온 분들을 만나죠. 이들은 벨트 드라이브 방식의 CDT를 만들면서 이에 적합한 DAC를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제품을 보더니 협력을 제안하더군요. 이래서 그 다음해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그 회사가 바로 C.E.C.입니다.  

아, 저도 잘 압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이 회사의 CDT가 큰 인기를 끌었죠.
제가 본격적으로 C.E.C.와 일할 때가 27살이었습니다. 일본 내에서는 이를 두고 말이 많았습니다. 너무 어리고 경험이 없다는 뜻이었죠. 그러나 제가 개입하면서 여러 부분을 개량했습니다. 벨트 드라이브 CDT만 하더라도 1세대 버전이라, 다이내믹스가 부족하고, 대역폭도 적었습니다. 이를 개선해서 TL5100을 만들었습니다. DAC도 슈퍼 링크의 접속 방식을 도입한 DX51, DX71 등을 내놨고요.   

그럼 간략하게 BMC에서 현재 생산중인 제품을 알아보죠.
우선 디지털 소스로 3종이 있습니다. BDCD1이라는 CD 플레이어와 BD1이라는 CDT, 그리고 DAC입니다. 참고로 저희는 벨트 드라이브 방식을 쓰는데, 이전에 사용된 것들보다 훨씬 진화한 기술을 담고 있습니다. 또 DAC에는 프리앰프 기능이 있어서 아날로그 입력도 가능합니다. 한편 파워 앰프는 세 종이 있습니다. C1, S1, 그리고 M1입니다. C1은 인티앰프에 가깝고, S1은 스테레오, M1은 모노블록입니다. 마지막으로 MCCI라는 포노 앰프도 있습니다.  

실제 제품을 보니 상당한 중량감이 느껴집니다.
예. 파워 앰프의 경우 보통 40kg 정도 합니다.  

자료를 보니 파워 앰프에 특별한 기술이 적용되어 있더군요. 이 부분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시죠.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전통적인 설계와는 구분되는 방식입니다. 그 핵심은 최소한 입력단, 증폭단, 출력단으로 구분되는 3개의 스테이지를 단 하나의 스테이지로 만든다는 것이죠.  

그게 가능합니까?
가능합니다. 우선 언급할 것이 CI(Current Injection) 방식입니다. 이것은 원 신호를 스피커까지 보낼 때 낮은 저항으로 처리한다는 것입니다. 즉, 최대한 신호의 순수성을 보존하는 것이죠. 또 하나는 DIGM(Discrete Intelligent Gain Management)입니다. 이것은 스피커와 연결된 출력단의 전압을 조정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볼륨단이 연동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므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입력단과 출력단 사이에 개재하는 앰플리케이션이나 어테뉴에이션이 필요 없는 것이죠.  거의 콜럼부스의 달걀과 같은 멋진 착상입니다. 또 LEF(Load Effect Free)라는 방식을 설명해야 합니다. 저희는 출력단을 이루는 트랜지스터 부분을 스피커를 구동하는 출력 전압과 분리시켜, 그 자체로 동작하게 했습니다. 이 경우 당연히 싱글 엔디드 방식에 클래스A 설계죠. 저 왜곡, 저 노이즈에 유리합니다. 또 파워 서플라이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보통 2KW급 토로이달 트랜스를 썼고요. 캐패시터는 특주품입니다. 밸런스드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최근 앰프의 설계 방식이 신호 전달 경로를 최소화하고, 그 과정에 일체의 캐패시터를 걸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 이 방식은 그런 면에서 정말로 획기적입니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나누는 여러 개의 스테이지라는 개념은 저희 앰프에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실 각각의 스테이지는 원 신호의 카피에 불과합니다. 스테이지가 늘수록, 카피 또한 느는 구조죠. 저희는 이런 카피가 일체 없으므로, 신호의 순수성이라는 면에서 최고라 자부합니다.  

앰프 외에도 벨트 드라이브 방식의 CD 플레이어라던가, 프리가 내장된 DAC 등 참신한 제품이 많습니다. 
네. 저희 제품을 다 연결해서 쓸 경우, CDT와 DAC는 슈퍼 링크로 연결하는 편이 좋습니다. 사운드를 들어보면 잘 알 겁니다. 또 벨트 드라이브 방식의 장점은 스핀들의 움직임이 무척 정확하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소스에 담긴 신호를 일체의 누락 없이 읽어내죠. 그 외에 현재 스피커도 새롭게 준비 중인데, 곧 출시할 예정입니다.  

막연히 신생 브랜드라고만 여겼는데, 정말로 대단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음을 들어보고 더 놀랐고요. 게다가 가격대도 좋아서 큰 기대가 됩니다.
이 가격대의 제품에 그리 특필할 만한 것이 없어서 아쉬웠던 차에 참으로 멋지게 등장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기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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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4월호 -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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