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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시게 된 이유에 대해 궁금합니다.
오디오갤러리는 크로노스의 중요한 디스트리뷰터이기에 이렇게 한국을 직접 찾았습니다. 제품에 대한 여러 피드백을 공유하고, 또 어떤 것들을 가장 필요로 하는가 대해 서로 이야기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오디오 시장을 둘러보면서, 그 분들의 이야기도 직접 들어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크로노스는 처음 등장하자마자 전 세계의 많은 디스트리뷰터들과 아날로그 애호가들에게 열렬한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만큼 참신한 아이디어를 선보였고, 그로 인해 성공적으로 데뷔할 수 있었는데, 어떻게 크로노스를 창립하게 되었는지 궁금하군요.
저 역시 평범한 오디오파일로 출발했습니다. 수많은 아날로그 판들과 씨름하면서, 오디오 애호가로서의 고된 삶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여러 가지 불만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턴테이블의 그레이드를 계속해서 높여갔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이었습니다. 그 불만들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죠. 한참을 연구한 끝에 턴테이블이 가지는 필연적인 한계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리지드 방식이든, 서스펜션 방식이든 그 한계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불편한 진실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서스펜션 방식의 경우 플래터가 돌아가면서 자연적으로 원심력이 생기고, 그에 따라 오차와 진동들이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자연히 소리에 악역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죠. 이를 해결하고자 리지드 방식을 택하여도, 이번에는 다른 제품들의 진동들에 그대로 노출되어 버립니다. 스피커의 울림에도 크게 반응한다는 것이죠. 이 두 가지 방식의 문제들을 제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대 발견을 하게 됩니다. 서로 반대로 돌아가는 두 개의 플래터를 이용하여 원심력을 차단한다는 발상이, 그 첫 번째 출발이었습니다. 이른바 카운터 로테이팅 듀얼 플래터 서스펜션 시스템으로, 상하의 듀얼 플래터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을 하며 여기에 서스펜션 시스템을 더하고, 아이솔레이션까지 극대화하여 진동 및 원심력을 서로 상쇄시키고 최소화시켜, 메커니컬의 안정성을 극대화시킨다는 이론입니다. 여러 실험을 거듭해 본 결과, 성과는 대 만족이었습니다. 곧바로 프로토 타입의 제작에 들어갔고, 몬트리올 오디오쇼에까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이라 전혀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곳에서 베스트 턴테이블 상과 최고의 사운드 상을 동시에 받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CES에서 완벽한 크로노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도 많은 디스트리뷰터들과 거래 계약을 맺고, 성공적인 데뷔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저의 크로노스에 대한 창립 스토리입니다.
프로토 타입을 먼저 선보였다고 했는데, 지금의 제품과는 어떤 차이가 있었습니까.
프로토 타입은 대략 85% 정도 완성된 제품이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2개의 플래터가 완전히 같은 속도로 돌아가는 것에 약간의 오차가 있었고, 지금보다 마감에 있어서도 품질에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크로노스는 CPU와 광센서에 의해 2개의 플래터가 완벽히 같은 속도로 컨트롤되고, 그 사소한 오차도 허용되지 않을 만큼 100% 완성되어 있습니다. 베어링 역시 이전 프로토 타입보다 훨씬 고품질의 제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크로노스, 아마도 그리스 신화에서 딴 이름 같은데, 어떤 뜻이 있습니까.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우선 시간의 신입니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묘하게 아날로그와 닮아 있습니다. 예전 모노 시절부터, 스테레오 초기까지 그 시간으로 돌아가, 가장 찬란했던 실제 무대를 들려줍니다. 마치 아날로그를 들으면, 그 시절로 돌아가 내가 그 역사의 중심에서 음악을 듣고 있구나 하는 감동을 얻게 됩니다. 그것이 제가 크로노스로 이름을 정한 이유이고, 또한 제가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LP판만 바꾸면 자유롭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크로노스, 즉 시간의 신이 되는 것입니다.
크로노스만의 특별한 철학이 있을 것 같습니다. 슬로건이라든지 제품을 제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슬로건은 아까도 잠시 언급했지만, 시간에 관련된 것입니다. 'Time for Music', 음악을 위한 시간이라는 내용으로, 크로노스와 함께 하면,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음악만을 즐길 수 있다는 철학을 담았습니다. 제품 제작에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마스터 음원에 얼마나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가 입니다. 실제로 크로노스 이전에, 저는 레코딩 관련 컨설턴트 일을 해왔습니다. 그야말로 수많은 마스터 테이프를 듣고, 거기에 대한 메커니즘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고 자부합니다. 크로노스를 제작할 때도 여기에 대한 노하우를 그대로 접목시켰는데, 많은 비교를 거듭하고, 최적의 결론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첫 제품부터 하이엔드에 초점을 맞춰 제작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유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사실 맨 처음에 이 제품을 개발할 때는, 저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의 많은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턴테이블들을 들어보면서, 큰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싶었던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연히 하이엔드 제품으로 완성될 수밖에 없었죠. 사운드를 위해 일체의 타협도 하지 않았고, 또 그것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게 되어서, 저에게는 큰 행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로노스의 사운드 성향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까.
오히려 아무런 색깔이 없습니다. 어떤 음원을 재생해도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고, 착색을 전혀 느낄 수 없게 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굳이 성향을 이야기하자면, 마스터 테이프 음원 소리와 가장 가까운 소리를 추구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합니다. 흔히 많은 턴테이블들이 카트리지와 톤암을 통해 성향을 조절하는데, 사실 이것 자체가 턴테이블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로노스의 턴테이블은 뉴트럴한 톤암과 카트리지와 매칭하면, 그야말로 무대 위에 기기는 사라지고, 음악만이 존재하는 이미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후의 뉴 프로젝트들이 궁금하네요. 앞으로 제품들도 모두 듀얼 플래터라는 구조를 채용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사실 많은 것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크로노스의 아래 모델도 생각 중이고, 2개의 톤암을 걸 수 있는 시스템도 현재 구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계획 단계에 있는 것이니,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없는 셈 입니다. 현재는 크로노스에 전력을 다할 생각이고,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제품들은 역시 듀얼 플래터 형식의 제품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크로노스를 기대하는 한국의 오디오파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날로그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아날로그 제품들은 계속해서 추억을 생산하고, 그 추억에 많은 이들이 감동을 합니다. 디지털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행복이지요. 여러분에게도 행복의 시간, 추억의 시간, 감동의 시간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크로노스를 통해서 꾸준히 인사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음악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