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keley Audio Design Alpha DAC Ser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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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keley Audio Design Alpha DAC Series 2
  • 이정재
  • 승인 2012.04.01 00:00
  • 2012년 4월호 (47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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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을 능가하는 후속작이 바로 여기에
 알파 DAC 2는 전작의 유명세에 편승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완성도 있는 속편이 되었다. 전작이 형편없는 것이었다면 속편에 대한 부담도 없었겠지만, 훌륭한 전작을 뛰어넘은 시리즈 2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까. 제작사에도 노고를 치하하고 싶다.  영화계에는 하나의 속설이 있는데, 전작보다 뛰어난 속편은 힘들다는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느냐 하면 전작이 아주 훌륭한 경우, 그 전작의 명성과 인기를 뛰어넘는 속편의 제작은 당연히 힘들 것이고, 감독과 제작자에게 큰 숙제가 되는 일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영화판에서 속편을 만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실 속편을 제작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전작의 기류에 편승해서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꼼수를 쓰는 경우와 전작보다 걸출한 시나리오와 디렉팅으로 전작보다 뛰어나다는 말을 들을 가능성이 충분히 검토되어 있는 경우이다. 그런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니 아무리 검토해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검토가 검토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를 예를 들면 너무 가혹할 것 같고, 후자의 경우를 보자면 영화 <터미네이터> 같은 케이스가 될 것이다. <터미네이터 1>이 세상에 나왔을 때의 충격은 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터미네이터 2>가 나왔을 때 '전작을 과연 뛰어넘을까'에 대한 말들이 많았지만, 컴퓨터 그래픽, 촬영 기술, 카메라 등의 디바이스들이 크게 발전되었고, 전작의 스토리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스토리, 그리고 깨알 같은 유머를 심어놓으며, 이른바 '스토리와 기술력의 만남'으로 전작보다 좋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물론 3, 4편을 제작하면서 1, 2편을 능가하는 어떤 퍼포먼스도 보여 주지 못했지만….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버클리 오디오 디자인의 알파 DAC 시리즈 2는 과연 전작을 능가할까? 사실 필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떤 리뷰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뷰에 욕심을 낸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필자가 1년 6개월 정도 사용했던 전작 알파 DAC와 비교하여 전작보다 좋은 속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알파 DAC 시리즈 2라는데 과연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지 하는 여러 기대와 궁금증 때문이었다. 처음 출시된 알파 DAC의 경우 영화의 전작으로 치면 참으로 훌륭한 전작의 모범 답안이다. 일단 버클리 오디오 디자인이란 회사가 주는 디지털 프로세서 분야의 신뢰도 높은 기술력은 두 번 강조할 필요가 없고, 버클리 오디오 디자인의 창업자 마이클 리터는 HDCD 알고리듬을 개발했고, 공동 창업자 르네 제거는 그가 개발한 수많은 기술들이 걸출한 디지털 프로세서 회사인 렉시콘, dbx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프로 기기가 컨슈머 형태로 넘어온 Emm 랩스, 바이스, dCS 등의 경우와 흐름을 같이하고 있는 것인데, 실제로 알파 DAC는 많은 마스터링 스튜디오의 마스터링 DAC로도 활용되고 있다. 잘 아는 음향 엔지니어 한 분은 라이브 상황에서도 야마하 M7CL(야마하의 디지털 믹서)의 디지털 출력에 알파 DAC를 걸어 최종 증폭단으로 송출한다. 물론 소리의 만족감은 놀라울 따름이다. 전작인 알파 DAC는 나오기 무섭게 PC 파이 시장과 하이파이 시장, 그리고 프로 오디오 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고, 귀가 고상한 마니아들의 까다로운 취향까지 충복시켜줌으로써 많은 리뷰어와 청취자들에게 '훌륭한 전작'의 샘플이 되어졌다. 세밀한 표현력, 디지털 필터단에 의한 업샘플링, 24비트/192kHz 풀 스펙을 아낌없이 받아주는 성능, 게다가 입력이 바뀌거나 샘플레이트가 바뀌어도 거의 끊임없는 안정적인 동작, 디지털 볼륨단을 통해 음질 열화 없는 불륨 조절, 당연한 파워 앰프와의 직결의 편리성 등 여러 장점들을 한 곳에 담아냈다. 몇 가지 아쉬운 것은 전원단이 안 좋으면 들리는 트랜스 우는 소리, 섀시가 얇아 댐핑 플레이트 등이 꼭 필요했던 것 정도. 들려주는 소리는 물론 폭넓은 다이내믹 속에 세밀한 디테일이 묻어나는 그런 소릿결을 지니고 있었다. 처음 박스를 받아 들고 제품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제품이 잘못 온 것으로 착각을 한 것이다. 전작인 알파 DAC의 섀시와 전혀 바뀐 것이 없이 똑같았기 때문. 뒷면에 새겨진 시리즈 2라는 마킹을 보고서야 알파 DAC 2가 제대로 도착했구나 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영화로 치면 똑같은 포스터에 제목에만 2를 붙인 것과 다를 것이 없었기에, 약간의 실망감을 가지고 기기를 찬찬히 살펴본다. 알파 DAC 2에서 바뀐 부분은 사실상 2가지로 요약된다.  1.  클록의 정밀도 향상과 절연 기술 향상, 입력단 지터 제거 2. 정배수 업샘플링의 향상(44.1-176.4로, 48은 192로)  먼저 클록의 경우 디지털 오디오에서 두 번 강조해도 부족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덕목이다. 위성 시계에서나 쓰이는 루비듐 클록이 난무하는 시대가 아닌가. 그리고 말 많은 업샘플링의 경우 44.1이나 48이든, 전부 96이나 192로 업샘플링하는 기기들이 있는데, 실제로 이런 업샘플링은 음질상 도움이 안 되고 음상이 흐트러지고 가늘어지는 경우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알파 DAC 2는 모든 시그널을 정배수로 처리할 수 있는 독립적인 프로세서를 지녔다. 따지고 보면 위에 열거한 2가지가 바뀐 것은 DAC로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바뀐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입력에 Toslink, S/PDIF(BNC 타입), AES/EBU, BADA(RJ-45)가 있는데, 향후 HDMI 단자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날로그 출력단은 밸런스와 언밸런스 모두 지원하며, 두가지 모두 전면의 볼륨단이 작동한다. 프리앰프의 임피던스를 맞춰줄 때 용의할 수 있겠다. 권장하는 볼륨은 50-55 정도이며 60이 풀 볼륨 상태가 된다. 함께 따라오는 리모컨이 의외로 편리하다. 파워 직결인 경우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하고, 만약 리모컨 지원을 안 하는 프리일 경우에도 아주 편리하다. 거의 모든 기능을 리모컨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설치하고 나면 기기에 손댈 일이 거의 없어진다. 


 모드 버튼 좌측 옆으로 있는 5개의 메뉴는 모드 버튼을 누르면 차례로 옮겨가는데, 동작을 멈추면 디스플레이에 현재 선택되어 있는 동작 상태가 표시된다. 볼륨도 스테레오인 경우 좌우 측이 동시에 동작하고, 왼쪽, 오른쪽을 독립적으로도 컨트롤할 수 있다. 오히려 밸런스 조절보다 더욱 미세하게 채널을 조절할 수 있어서, 좌우 편차가 있는 앰프라던가, 룸 어쿠스틱의 환경이 한 쪽은 막히고 한 쪽은 개방인 환경인 경우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 디스플레이에는 현재 입력되고 있는 음악의 샘플레이트가 표기되는데, 모든 입력이 24비트/192kHz를 지원한다. 필터단의 경우 1-4번까지를 제공하는데, 3번과 4번은 주로 마스터링에 쓰이는 필터단이고, 1번•2번이 음감용 필터단이다. 1-16, 1-24, 2-16, 2-24, 즉 1번 필터에 16비트•24비트,  2번 필터에 16비트•24비트 이런 방식으로 지원한다. 개인적으로 2-24가 취향에 맞았다. 조금 더 질감 있고, 중음이 매력적으로 변한다. 사실 이럴 때 리모컨의 역할이 매우 크다. 이런 미묘한 뉘앙스는 기기를 왔다 갔다 하면서 체크하기란 그리 쉽지 않기에, 의자에 편안히 자리를 잡고, 리모컨으로 조절하면서 자신과 맞는 음색을 잡아내는 것, 아! 이 얼마나 큰 호사인가.준비된 기기가 포장을 첨 뜯은 새 기기이므로 기기에 전기를 먹이고 하루를 꼬박 기다렸다. 알파 DAC 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전원 스위치가 없다. 전원이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필자도 1년 6개월 사용하는 동안 전원을 껐을 때는 기기의 위치를 변동할 때 뿐이었다. 


 자 이제 소리를 들어본다. 알파 DAC를 들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알파 DAC 2에서 무엇이 바뀌었는지 체크해보기로 한다. 일단 들려주는 음악의 가장 큰 차이는 무대의 좌우 넓이다. 알파 DAC와 미네르바를 비교했을 때 전작인 알파 DAC는 미네르바보다 무대의 깊이는 깊었으나 좌우의 크기는 좁았는데, 알파 DAC 2는 좌우 폭이 상당히 개선되었다. 물론 가지고 있던 특유의 레이어감과 깊이는 동일하다. 또한 가장 큰 특징은 고역의 특성과 초 저역의 특성이 좀더 하이파이적이 되었다고 해야 하나? 알파 DAC가 신호를 극한의 수준까지 재생하다보니 사실 약간 히스테리적인 성향과 고역이 피곤한 경우가 있었는데, 클록의 업그레이드 경향인지 고역이 해상력은 유지하지만, 듣기 좋은 도톰함이 더해졌다. 또한 초 저역을 그리는 능력이 매우 탁월해져 투티 부분에서 뭉그러지는 저역의 윤곽도 확실히 가닥을 추려 재생을 해준다. 이것은 필자로서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해주는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 저역의 윤곽을 그려내는 부분이나 순도 높은 중역은 원래도 출중했고, 거기에 금상첨화로 고역의 도톰함과 초 저역의 해상력까지 좋아지니 다시금 알파 DAC 2를 들이고 싶은 충동이 더해졌다. 동일한 모양에서 받은 충격은 어느덧 사그라진 지 오래다. 게다가 동사에서 현재 판매되는 알파 USB를 세트로 들이면, 그야말로 PC 오디오는 '종결' 수준이 된다. 이번에 알파 USB가 같이 왔다면 함께 테스트를 해보았어도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뒤로한다. 알파 DAC 2는 전작의 유명세에 편승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완성도 있는 속편이 되었다. 전작이 형편없는 것이었다면 속편에 대한 부담도 없었겠지만, 훌륭한 전작을 뛰어넘은 시리즈 2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까. 제작사에도 노고를 치하하고 싶다.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가격 800만원크기(WHD) 41.9×4.4×26.4cm 
477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2년 4월호 -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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