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nycany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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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nycanyon
  • 신우진
  • 승인 2012.02.01 00:00
  • 2012년 2월호 (47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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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 사단이 들려주는 명불허전의 실력










 이번에 소개할 다섯 장의 CD는 신중현의 작품을 노래한 이른바 신중현 사단으로 불리는 가수들의 앨범들이다. 이전에도 소개했지만 복각 이전에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구경하기도 힘든 음반들을 이번에 CD로 한정 발매한다. 이 음반을 좋아하는 주류 세대는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듣는 세대들이 아닌 만큼 빠른 속도로 판매되며 절판을 눈앞에 둔 듯하다. 벌써 일부는 품절된 듯하니 서두름이 좋을 것 같다. 몰라 그렇지 어르신들 중 이 음반 나온 것 아시면 당장 사러 가실 김추자 팬, 펄 시스터즈 팬이 많을 듯하다.한 장 한 장 간략히 다시 소개하겠지만, 한 곡 한 곡 듣고 있으면 당시로는 파격적인 난해한 사운드가 가득하고, 오히려 지금 나오는 아이돌 노래보다 훨씬 복잡한 구성을 가진 음악들이 많이 있다. 그 실력 그대로 지금 똑같이 녹음한다 해도 전혀 촌스럽거나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이번에 두 달에 걸쳐 총 8장의 신중현 작품집을 들어 보면서, 단편적으로 듣던 멜로디 위주의 노래가 아니라, 신중현이란 인물이 얼마나 가요의 발전에 다양한 공헌과 역할을 했는지 확실히 느끼게 된다. 옛날 노래라 생각하지 말고, 수십 년 전의 열악한 녹음이라 외면하지 말고, 지나간 노래는 다 뽕짝이라 생각하는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다.녹음은 아 뛰어나다 할 수는 없지만 여기서 더 손을 대면 아마 원본에 훼손이 될 것 같아 보인다. 아주 딱 적당하게, 마치 마란츠 앰프와 물린 테크닉스 턴테이블에 올려진 소리를 생각한다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군필 남자라면 다 아는, 어느 부대에나 있는 김상사의 애창곡이었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가 들어 있는 김추자의 앨범은 뛰어난 성량과 가창력으로 신중현 사단의 톱으로의 모를 보여 준다. 신중현 특유의 느낌이 이 앨범 역시 있지만 김추자의 개성이 이를 뛰어 넘는 것 같다. 명불허전의 실력을 보여 주는 수작들이다.이정화의 꽃잎, 봄비 등이 실려 있는 '더 싸이크 테릭 싸운드' 앨범은 신중현의 개성이 강력하게 묻어 있다. 음악적인 완숙기에 접어든 신중현의 다듬어진 사운드가 당시 고등학생이던 이정화의 목소리와 잘 조화된다. 당시 이런 곡을 어 만들었을까 싶은 10분 가까운 대작들이 담겨 있다. 실험성과 그 완성도가 뛰어난, 어찌 들으면 프로그레시브 록적인 대단한 음반이다.하지만 말할 것 없이 신중현이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배인순, 배인숙의 펄 시스터즈이다. 애드포를 해산하고 다시 미8군에 들어온 신중현과 함께 하던 여성 듀엣으로, 애드포의 '내속을 태우는구려'를 리바이벌한 '커피한잔'은 지금까지 불리어지는 유명한 곡이기도 하다. 베트남전 위문 공연단에 지원한 신중현을 국내에 머물게 만든 대단한 히트를 기록한 음반으로, 인기 있는 편한 멜로디이지만 신중현의 이른바 사이키델릭 록이 계속 배경에 깔려 있다. 5장 중 유일한 남성 가수인 장현의 CD는 마치 애드포에서처럼 신중현 밴드의 음악을 그대로 전하는 듯하다. 중·저음의 허스키한 보이스, 대마초 동으로 가수 활동을 접은, 몇 년 전 타계한 장현의 몇 장 안 되는 앨범을 편집한 앨범이다.신중현의 창법과 가장 비슷한 소리를 들려준, 하지만 선배 김추자의 그늘에 가려진 김정미의 음반 역시 듣기 힘든 노래이다. 특이하게 국내에서와 달리 해외 음반 콜렉터의 수집 대상이 되었고, 최근 미국 음반사에서 'Now' 음반이 리메이크 되는 등 뒤늦게 매력을 인정받았다. 들어 보면 가장 련되고 듣기 부담 없는 음반이 바로 이 앨범이다.다섯 장의 음반을 듣고, 물론 지금도 성공한 음악가이지만, 신중현의 실력이라면 그리 굴곡 없이 편하게 음악을 하면서 아주 잘 살 수 있을 것도 같아 보였다. 수많은 히트곡과 아직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 하지만 트로트가 주류였고 번안가요가 히트를 하던 그 시절에 지금 들어도 과하다 싶을 정도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음악 신중현은 계속 시도를 했다. 필자가 듣기도 부담스러운 곡들도 신중현이기에 그 시절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덕분에 가요의 수준이 무척이나 높아졌고, 그 흐름이 인식 없는 군사정권의 강압으로 맥이 끊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마저 들게 된다. 어쩌면 사십 년 전 신중현이 하던 음악이 지금보다 더 젊고 도전적인 것 같다.여덟 장의 신중현 작품 시리즈, 음반을 리뷰하는 두 달 동안 가슴이 벅차오르게 하는 이 미묘한 감성은 무엇인지 설명하기 힘들게 한다. 록의 대부라는 호칭은 그냥 붙여진 이름이 아니며, 아무나 불려질 수 있는 별명이 아니다. _글 신우진  
이정화 <봄비·꽃잎>SJHMVD JHSGS003연주 ★★★★☆녹음 ★★★★ 
펄 시스터즈 <님아>SJHMVD JHSGS004연주 ★★★★☆녹음 ★★★★ 
김추자 <늦기전에·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SJHMVD JHSGS005연주 ★★★★☆녹음 ★★★★ 
장현 <미련·석양·안개를 헤치고>SJHMVD JHSGS006연주 ★★★★☆녹음 ★★★★  
김정미 <봄·바람·햇님>SJHNVD JHSGS007연주 ★★★★☆녹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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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2월호 - 4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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