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n K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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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n Kan
  • 김기인
  • 승인 2012.02.01 00:00
  • 2012년 2월호 (47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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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인의 아날로그 기행 61
 보컬과 현을 들어 보면 린 특유의 흡입력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린 칸을 못 놓는 가장 큰 이유이다. 향기가 넘치지는 않는다. 그리고 무한정 순응하고 곱지도 않다. 반항하며 대들지만 그 안에는 깊게 전달하는 호소력이 있다. 그 호소력은 마치 지조 있는 여인의 유혹처럼 마음에 와 닿는다.   스코틀랜드의 린 사를 생각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역시 턴테이블 손덱이다. 오디오 역사상 가장 스테디셀러 모델로, 아날로그 마니아라면 한 번쯤 거쳐가지 않을 수 없는 명기의 반열에 올라 있다. 손덱의 단아함과 깊은 음악성, 내구성 등은 린 사를 대변할 만큼 인상적이다. 사실 린은 카트리지와 CD 플레이어를 비롯해 프리·파워 앰프, 스피커에 이르는 종합 오디오 제조사로, 각 분야에 이미 명성을 떨친 바 있는 관록 있는 회사다. 각 분야에서 독특한 철학으로 만든 제품은 특유의 음색과 가치를 지니고 꾸준히 마니아들의 입에서 회자되는 것이 린의 특징이다. 그들의 제품들은 특유의 흡입력이 있다. 그 흡입력에 한 번 매료되면 누구도 잘 빠져나오지 못한다. 다른 곳으로 갔다가도 그 묘한 회귀성 유혹 때문에 돌아오곤 하는 마니아들을 많이 보아 왔다. 린은 음색이 튀거나 빛나지 않는다. 그들의 표현은 항상 우아하며 점잖고 부드럽다. 그러나 가장 음악다운 진수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공감대를 리스너로 하여금 형성시켜 준다. 이것이 린의 은근하고 끈질긴 매력의 원천이다.손덱 턴테이블만큼이나 현재까지 중고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 중에 아이소베릭(Isobarik) PMS와 칸(Kan) 스피커가 있다. 아이소베릭은 초기 플래그십 델로, 인클로저 내부에 아이소베릭 더블 우퍼를 내장한 독특한 구조의 밀폐형 스피커였다. 아직도 추종자들이 많은 명기로, 음악성 높기로 유명하다. 아이소베릭과 네임 오디오의 매칭은 현재까지도 그리 대적할 시스템이 없을 정도로 좋은 소리를 내 준다.또 하나의 린의 명 스피커가 바로 칸인데, 잘 아는 BBC 3/5a 계열의 니어필드 모니터 스피커이다. 로저스 3/5a 구형과 우퍼를 같이 쓰며, 돔 트위터만 동사의 제품을 장착했다. 11cm의 우퍼(KEF 사 제품)와 1.9cm 소프트 돔 트위터를 장착한 밀폐형으로, 크로스오버 주파수 2.7kHz에 재생 주파수 대역 70-20000Hz(±3dB), 내부 임피던스 8Ω, 감도 86dB/W/m에 내입력 100W 정격을 가진 소형 스피커다.로저스 3/5a와 주파수 특성은 동일하며, 감도는 로저스가 82.5dB/W/m에 비해 약간 높은 편이어서 핸들링하기는 로저스보다는 수월하다. 그러나 최소 50W/ch 정도의 핸들링 파워가 필요하며, 기본적으로 100W/ch 이상의 앰프를 연결해야 저역이 이상 없이 구동된다. 출력을 제대로 뽑는 EL34 PP 진공관 앰프와 물리면 고역도 순해지고 입체감도 살아나 특유의 임장감을 맛볼 수 있지만, 출력을 작게 뽑는 EL34 앰프와 물리면 저역이 끌리며 윤곽이 무너진다. 마란츠 8B나 2와 같은 구형 앰프와는 상성이 좋은 편이 아니며 오히려 코플랜드와 은 신형 앰프와 매칭이 좋다. 일반적인 3/5a 음색을 이어받고 있지만 로저스에 비해 고역의 투명도가 향상되어 있어 약간 밝다. 스탠드에 올려놓으면(칸 전용 스탠드가 아니라도) 저역의 개방감이 상승되어 시원하면서도 더 입체적인 사운드를 기대할 수 있다.후기의 바이와이어링 단자 타입도 있지만 초기 싱글 단자 타입이 더 입체감이나 음악성 면에서 우세하다. 시장에서의 반응도 물론 싱글 단자 쪽이 좋은 편이며 아직도 마니아층이 두껍다. 발매 당시의 가격은 로저스 3/5a와 거의 동일했지만 현 시세는 1/2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니어필드에서 개인 공간을 울릴 수 있는 스피커 중에는 어느 스피커보다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명기로 추천하고 싶다. 트위터가 아이소베릭 PMS와 동일 제품이어서 고역의 음색은 아이소베릭과 닮아 있는데, 뻗침이 강하지 은 투명함이 매력 있다.로저스와는 달리 전면 그릴이 아예 접착되어 있어 분리되지 않는다. 억지로 제거하려 들면 그릴이 망가지니 조심해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로 살피면 내부 유닛 상태를 대충은 볼 수 있다. 보컬과 현을 들어 보면 린 특유의 흡입력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린 칸을 못 놓는 가장 큰 이유이다. 향기가 넘치지는 않는다. 그리고 무한정 순응하고 곱지도 않. 반항하며 대들지만 그 안에는 깊게 전달하는 호소력이 있다. 그 호소력은 마치 지조 있는 여인의 유혹처럼 마음에 와 닿는다. 네임의 TR 앰프와 연결하면 더 지성미가 넘치지만 따스함은 살짝 덜하다. 중·고역의 투명함도 두께를 얕게 해 강조되며, 상쾌함은 진공관 앰프를 연결할 때와 차이가 많다. 취향에 따라 나뉘겠지만 여전히 음악성은 모자랄 것이 없어 양쪽 다 호감이 간다.아로그 사운드의 질감에 적합한 음악성 있는 해상력,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바로 그 점이 이 스피커의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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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2월호 - 4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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